현대의 법적 문제에서도 법의 해석의 문제와 법문(法文)이 서로 충돌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현대의 내용을 잠깐 살피면, 19세기 독일의 법학자 사비니Friedrich Carl von Savigny가 문법적 해석, 논리적 해석, 역사적 해석, 체계적 해석의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한 이래로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해석방법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법의 내용을 근본으로 삼고 해석하는 것이 문법적 해석이며, 그 법적 구성 등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유추하여 객관적 의미를 밝혀내는 것이 논리적 해석, 입법 목적이나 취지 등을 밝혀 해석하는 것이 역사적 해석, 그리고 법의 의미관계와 전체 법질서와의 관계 등을 살펴서 해석하는 것이 체계적 해석입니다. 대체적으로 이 네 가지 해석방법은 서로 얽혀서 법의 내용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오늘 살펴볼 부분이 바로 이 해석의 문제에서도, 바로 체계적 해석의 문제입니다. 조선에서도 경국대전과 같이 문서로 만들어진 법이 있었고, 법의 바탕이 되는 왕명(王命)이 존재했습니다. 따라서 문서로 만들어진 법의 내용이 다른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라거나, 왕명과 대전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등에 있어서 어떤 방법을 통해 결론을 이끌어 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구(新舊) 대전(大典) 사이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성종 39권, 5년(1474 갑오 / 명 성화(成化) 10년) 2월 30일(을유) 3번째기사
장례원(掌隷院)에서 아뢰기를, “기축년(예종 원년, 서기 1469년) 에 반포한 《대전(大典)》의 형전(刑典)에는, ‘ 자녀가 없는 전모(前母)와 계모(繼母)의 노비(奴婢)는 의자녀(義子女)에게 7분의 1을 주되, 승중(承重)한 자에게는 2분을 더 준다.’ 하였는데, 지금 새로 반포된 《대전》의 형전(刑典)에는, ‘ 자녀가 없는 전모와 계모의 노비는 의자녀에게 5분의 1을 주되, 승중한 자에게는 3분을 더 준다.’ 하였으니, 윗항의 노비로 이미 전에 결급(決給)된 자는 마땅히 옛 《대전》에 따라 시행해야 하나, 새 《대전》의 반포 이전에 이미 결급하였는데도 화명(花名, 노비명단)을 바치지 않아서 입안(立案)을 받지 못한 자는 새 《대전》의 분수(分數)에 의하여 나누어 주도록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조선왕조실록에 기술된 내용 가운데 대전의 내용이 바뀌면서 문제가 생긴 거의 유일한 례입니다. 저 사건(?)에서는 이미 준 사람은 구 대전에 따라, 이미 줬지만 입안(立案)을 받지 못한 사람은 새 대전에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천어
[강의] 제259강 : 조선의 법체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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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림 
정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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