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7·9급 공무원 시험만큼이나 5급 행정고시에서도 행정학 전공에 메리트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행정학을 전공하면 시험과목 중에 행정학이나 정책학 파트에 익숙해질 수는 있겠죠. 하지만 수험생들의 발목을 잡는건 바로 행정학이 아니라 경제학 파트입니다. 또 행정고시의 꽃은 재경직인만큼, 오히려 행정학과보다는 경제학과를 진학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구요.

정리해서 말하자면, 공무원이 장래희망이라 단순하게 행정학과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1) 행정학이 전공이 아니어도 공무원을 준비하여 합격할 수 있고, 오히려 2) 상경계 학과를 전공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후자, 그냥 뭔가 있어보여서 행정학과를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해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이유로 행정학을 선택한 학생이 있다면 참 답이 없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네요. 물론 학문 자체는 매우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행정학은 광범위하고 복잡다기합니다. 얽혀있는 학문이 많습니다. 정치학, 사회학, 심리학, 경영학, 법학..등등 여러 학문이 얽혀서 탄생한 학문이다보니 본인의 적성과 맞다면 배우는게 즐겁습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다면? 매우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학문이 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무얼 배우고 있는지 중심을 잡지 못할 수도 있구요. 막상 학문을 접해보면 복잡다기한 그 성격이 역으로 빛 좋은 개살구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행정학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아닌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를 만들어내는 학문이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그래서 본인의 적성과 전공이 맞지 않아 과를 옮긴다거나(전과), 복수전공을 선택하는 친구들도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전과를 할 때에도 학교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학점에 따라 결과가 갈리기 때문에 결국 학점관리가 중요한데, 해당 학문이 본인과 맞지 않다면 학점 관리를 함에 있어 많은 애로사항들이 있겠지요. 만약 단순히 뭔가 있어보여서 행정학과를 선택하려는 친구가 있다면, 좀 더 여러가지 다양하게 학과/전공 들을 알아보고 선택하라고 조언을 해주고 싶네요. 좀 더 자신의 장래와 적성을 고려하여 넓은 시야에서 말이죠.

이번 강의는 본 훈장의 직접적인 경험과 타인에 의한 간접적인 경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주관이 매우 섞여있음을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그러므로 강의를 수강하실 때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 생각해보기 : 행정학과에 재학 중이신 분은 본인의 긍정적/부정적 경험을, 혹은 행정학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본인이 들은 것이 있다면 그 내용을 공유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