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개혁과 경제 개혁
상앙의 변법으로 인해 귀족 세력들이 관직을 세습하는 세경세록제(世卿世祿制)가 폐지되고, 군주가 현령, 현승을 직접 임명하는 군현제가 도입됩니다. 그리고 군공에 따라 작위가 수여되는 군공수작제(軍功授爵制) 등으로 관료제를 정비합니다.
상앙은 농업의 발전 또한 대단히 중시했습니다. 중농억상 정책으로 상업을 억제한 대신 남자에게는 경작, 여자에게는 양잠을 적극 장려하였죠. 그리고 생산량을 늘리는 자에게는 포상을 하였습니다.
상앙은 또 인근 지역의 세 나라인 한, 조, 위 삼국의 백성들을 포섭하는 정책을 폅니다. 삼국의 백성이 진나라로 와서 농사를 짓는 것을 환영하였습니다. 원래부터 진나라 출신인 남자들은 주로 군대로 보냈고,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남자들은 경작을 하게 하였죠. 전투력은 군공수작제로 높아졌고 농업 생산량 역시 중농정책으로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이 시기가 철기가 보급되는 시기여서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는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생산성이 높아지자 상앙은 호 단위로 세금을 걷고 성인이 된 남성은 반드시 분가하도록 하여 호를 늘렸습니다. 이렇게 하면 국가가 걷을 수 있는 세금의 양도 늘어날 수 있었죠.
○ 상앙, 상군(商君)이 되다
약 20년간 시행한 변법의 효과에 힘입어 강성해진 진나라는 이웃 국가인 위나라를 칩니다. 효공 22년(기원전 340년)에 상앙은 군대를 이끌고 위나라를 공격하여 공자 앙을 사로잡고, 하서【河西. 황하(黃河) 이서의 땅】의 땅을 수복합니다.
위나라는 진나라의 공격으로 수도인 안읍의 안위가 위협받자 대량으로 천도하기까지 하죠. 이때 위혜왕은 공숙좌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 한스럽다는 말을 남깁니다. 하지만 후회해도 이미 늦었습니다. 위혜왕은 진효공처럼 상앙의 변법을 끝까지 지지해줄 만큼 영명하지 못했고, 애초에 상앙이라는 인물의 능력도 알아보지 못했으니까요.
상앙은 위나라 공략에 성공한 공으로 상(商)의 15개 읍을 봉지로 받고 상군(商君)이라는 칭호도 받습니다.
○ 개혁가 상앙의 최후
상앙의 변법은 악습과 구습을 타파하는 혁신적인 개혁이었지만 법을 집행할 때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고 가혹한 형벌을 내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조선 시대에도 시행되었던 연좌법인 오가작통법(五家作統法)의 창시자는 바로 상앙이었습니다. 상앙은 5가구 또는 10가구를 하나로 묶어 서로를 감시하게 한 십오제(什伍制)를 시행합니다. 단위로 묶인 가구들 중 한 집이 잘못을 저지르면 나머지 가구들 모두 벌을 받게 하였ㄴ습니다.
벌을 받지 않으려면 고발을 하여야 했습니다. 죄인을 숨겨주어도 죄인과 똑같은 형벌을 당해야 했습니다. 백성들은 서로를 감시하고 가혹한 형벌을 두려워하며 법을 어기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였죠.
그리고 앞선 강의에서 말씀드렸듯이 상앙의 법은 귀족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어서 태자의 스승이자 효공의 형인 공자 건은 의형【劓刑, 코를 베는 형벌】을 당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공자 건은 형벌을 받은 뒤 자택에서 칩거하며 세상과 담을 쌓고 지냈죠.
효공 24년(기원전 338년)에 효공이 죽고 태자가 즉위하여 혜문군(惠文君)이 됩니다. 상앙을 비호해주었던 효공이 죽었고, 상앙에게 원한이 있었던 태자가 즉위하자 상앙은 정치적으로 고립됩니다. 이때 칩거해 있던 공자 건까지 가세하여 상앙이 모반하려 한다고 무고합니다.
상앙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위나라로 도주하죠. 위나라도 도주하는 길에 상앙은 곤란한 상황을 겪습니다. 첫 닭이 울기 전까진 관문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법, 여행증이 없는 사람에게는 여관에서 받아주면 안된다는 법, 모두 상앙이 만든 법이었고 법을 잘 지키는 진나라 사람들에 의해 상앙은 야밤 중에 오갈 곳 없는 처지가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위나라로 도주하는 데 성공하지만 상앙에게 원한이 깊은 위나라에서는 오히려 상앙을 붙잡아 진나라로 돌려 보냅니다. 그리고 상앙은 목과 사지를 말에 묶어 찢어 죽이는 형벌인 거열형(車裂刑)을 당해 생을 마감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거열형의 창시자 역시 상앙이었습니다.
상앙이 죽은 후 상앙의 법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혜문군은 상앙에 대한 원한이 깊어 그를 죽였지만, 그 역시 영명한 군주여서 상앙의 법이 상당히 유용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법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상앙은 법은 상당히 체계적으로 법제화 되어 있어서 진나라에 완전히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사람이 바뀌거나 죽는다고 해서, 정치가 크게 바뀌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 법체계는 나중에 전국을 통일하는 시황제의 대에 이르기까지 크게 변함이 없었죠. 상앙 그 자신은 비참한 최후를 맞았지만 진나라를 강국의 길로 이끈 법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상앙을 중용한 효공은 진나라의 새로운 전성기를 개척한 훌륭한 군주였죠.
진나라는 이제 육국의 지나친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너무 강력해져 있었습니다. 육국의 견제를 물리치고 대세를 굳혀 나가는 것은 후대 왕들의 숙제였습니다. 효공의 뒤를 이어 즉위한 혜문군은 어떻게 나라를 다스렸을까요?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자료]
왕리췬(2013). 진시황 강의. 김영사
개국628년 8월 20일
영남학당 훈장 정제두 | 
[강의] 제347강 : 상앙변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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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용 
정제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