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학당(嶺南學堂)

ㆍ작성자	정제두
ㆍ작성일	개국628(2019)년 8월 15일 (목) 16:51 [신시(申時)]
ㆍ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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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346강 : 상앙변법 (1)

○ 효공과 상앙의 만남

진나라로 간 상앙이 관직에 나아가라면 효공을 만나야만 했죠. 진나라에 아무런 연고가 없었던 상앙은 효공을 만나기 위해 효공의 측근인 태감에게 뇌물을 써 효공을 만나게 해달라고 합니다.

만남이 주선되어 효공을 만난 상앙은 세 차례의 만남에서 중국 고대의 삼황오제와 춘추시대 5패의 이야기를 통해 치국의 도리를 설교합니다. 이때 효공은 상앙의 말에 흥미가 끌리지 않았습니다. 네 번째 만남에서 상앙은 강국의 전략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러자 효공은 마침내 큰 관심을 보입니다.

효공은 상앙을 중용하기로 결정하고 그를 좌서장(左庶長)으로 임명하여 진나라에 변법을 실시하도록 합니다. 변법이란 법을 바꾼다는 것으로, 법을 바꿔 개혁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효공은 상앙을 끝까지 신임하였고 상앙은 효공의 기대에 부응하였죠.

○ 상앙변법의 시작

고금을 막론하고 개혁은 개개인의 이익을 좌우하기 때문에 늘 반대가 뒤따릅니다. 중국 고대에는 경대부의 가문이 대대로 그 지위와 녹봉을 세습 받으며 권세를 누리던 세경세록제(世卿世祿制)가 성행했습니다. 상앙은 우선 이것부터 폐지하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기득권층은 격렬하게 반대하죠. 그러나 효공의 전폭적인 지지와 상앙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개혁은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세경세록을 폐지하면 새로운 인재를 수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상앙은 세습 대신 공을 세운 자에게 관직을 수여하도록 법을 바꿉니다. 여기서 공이란 주로 군공이었죠. 전쟁터에서 활약한 병사들은 그만큼 포상을 받았습니다.

군공의 측정은 주로 수급(首級)의 수로 정하였죠. 적군의 머리를 많이 베어 오는 자에게 포상도 컸습니다. 다른 여섯 국가에서 봤을 때 진나라 병사들은 전쟁터에서 매우 사납게 싸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호랑지사(虎狼之師)라는 별명을 얻죠. 진나라 군대는 호랑이와 늑대처럼 사나운 군대라는 뜻입니다. 잘 싸우는 군대를 가진 나라는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호랑이와 늑대처럼 사납게 잘 싸우는 군대를 상앙의 변법이 만들어낸 것이었죠.

변법 시행 초기에 상앙은 법의 신용을 확보하기 위해 한 가지 명령을 내립니다. 수도 남문에 나무 막대를 꼽아 놓고, 막대를 북문으로 옮기는 자에게 10금을 하사한다고 합니다. 백성들은 긴가민가 했죠. 수고에 비해 상금이 너무 많았으니까요. 처음에는 아무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상앙은 상금은 50금으로 올려 버립니다. 상금을 올리니 누군가 나서서 막대를 옮깁니다. 상앙은 약속대로 막대를 옮긴 백성에게 상금을 즉시 하사합니다. 이 소문은 나라 전체에 퍼졌고 백성들 사이에 상앙은 믿을 만한 인물로 각인됩니다. 처음에 백성들은 상앙의 법을 매우 불편해 하였지만 점차 적응해 나갔고, 공을 세우면 누구나 출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으니 점차 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변법의 시행 단계에서 또 다른 위기가 있었습니다. 진효공의 태자가 법을 어기는 일이 발생한 것이죠. 상앙은 엄격한 법으로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는 법가 사상을 가진 인물로 그가 만든 법은 매우 가혹했습니다. 그리고 형벌의 적용은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태자를 죄를 짓자 상앙은 차마 태자를 벌할 수 없어 태자의 스승을 벌하기로 합니다. 처벌 받은 태자의 스승은 억울해하다가 4년 뒤에 또 법을 어겨 코를 베이는 비형을 받게 됩니다. 코를 베인 태자의 스승은 바로 진 효공의 형이나 태자의 백부인 공자 건이었습니다. 공자 건을 처벌한 일은 귀족 집단의 집단적 반발을 사는 일이었지만 효공의 비호로 상앙은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상앙변법의 주요 내용과 상앙의 최후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자료]
왕리췬(2013). 진시황 강의. 김영사

개국628년 8월 15일
영남학당 훈장 정제두

http://www.1392.org/bbs?laed31:638

김일식

628('19)-08-15 19:48

고금을 막론하고 개혁은 개개인의 이익을 좌우하기 때문에 늘 반대,,,, 태자가 법을 어기는 일이 발생한 것,,,,
과거나 오늘날이나 개혁에 성공 하려면 두가지가 충족 되여야 합니다.
""효공의 전폭적인 지지와 상앙 자신의 뛰어난 능력""이죠!


정제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죄를 저질렀으면 가차 없이 법의 심판에 처하는 것, 오늘날에도 적용이 되었으면 합니다.	08/15 21:06

장지용

628('19)-08-15 22:18

요즘 공기업 준비로 행정학을 공부하는데, 미국 행정학에서조차 강력한 인사 규율을 정한 것이 얼마 안 되었다 합니다.
1883년에야 미국 공무원은 실적에 따라 평가한다는 법(펜들턴 법)이 생겼을 정도니까요.
상앙은 몇천년 전 아예 실적으로 인재를 평가하는 법을 만들었으니 이것도 참 대단하면서도 아이러니하죠.


정제두	미국 자체가 역사가 길지 않으니까요. 고대 서양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것입니다.	08/15 23:26

김시습

628('19)-08-15 22:21

신상필벌은 부국강병을 이루는 절대요소지요. 하지만 국태민안을 이루는데도 절대요소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함정이 있으니 그냥 답답합니다. 신상필벌이 절실히 요구되는 현시점에서 그게 능사는 아니라는 세력들의 혓바닥을 춤추게 하는 구실이 되고 있기에...강의 잘 보고 있습니다.


정제두	현대에는 효공의 역할을 국민들이 해줘야 하겠지요. 지지할 정치인을 잘 선택하는 것 말입니다.	08/15 2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