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학당(嶺南學堂)

ㆍ작성자	천어
ㆍ작성일	개국624(2015)년 11월 5일 (목) 15:07 [신시(申時)]
ㆍ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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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263강 : 조선의 법체계 (5)

이번 강의에서는 조선시대의 형법 규정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형법(刑法)은 범죄와 그 범죄에 대한 형벌을 규정한 법입니다. 즉 어떤 행위를 한 경우에 그 행위이가 범죄인가 아닌가와, 그 행위가 범죄인 경우에 어떤 형벌이 과(科)해지는 가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형법은 범죄와 형벌의 두 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형법은 크게 총칙(總則)과 각칙(各則)으로 나누어집니다. 총칙(總則)이란 모든 범죄에 대하여 공통적으로 규정되는 규정이며, 각칙은 각 범죄의 요건을 기술한 규정입니다. 따라서 살인미수(殺人未遂)와 같은 경우 살인은 각칙에서, 미수는 총칙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총칙의 규정으로는 미수(未遂)나 공범(共犯), 죄의 종류 등이 있습니다. 각칙에서는 아시다시피 절도(竊盜), 살인(殺人), 강간(强姦), 사기(詐欺) 등의 죄를 례로 들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경국대전에서도 이러한 형법적 성격을 가진 규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대명률 등의 규정도 있습니다. 경국대전의 형전(刑典)에서는 “用大明律”이라고 하면서 대명률(大明律)을 적용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명률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적용에서는 경국대전과 여러 법전을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1744년의 속대전(續大典)에서는 형전(刑典)에서 경국대전과 속전에 형벌규정이 없는 경우에 대명률을 사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역사기록에 의하면 대명률은 고려 말기부터 연구되기 시작하였고, 정도전의 조선경국전에서도 이를 그대로 채용할 것을 밝혔으며, 조선에 들어와서는 실제로 경국대전에서 이를 채용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1395년(태조 4년)에는 대명률을 이두를 섞어 해석하여 대명률직해(大明律直解)란 이름으로 출판하였습니다. 이는 대명률이 오랜 역사를 거쳐 형성되었고, 또한 난해한 내용도 많았으므로 우리 실정에 맞지 않거나 해독이 힘든 부분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명률의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우리 실정에 맞도록 변환 조정한 것입니다. 또한 경국대전에서 말하는 대명률은 바로 이 직해대명률을 말합니다.

대명률의 내용을 잠깐 살펴보자면, 90세 이상이나 7세 이하에는 사형을 과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도 지금과 같은 보호 규정을 가지고 있었던 셈입니다.

특히 경국대전에서는 대명률에서 받아들인 태형(笞刑)·장형(杖刑)·도형(徒刑)·유형(流刑)·사형(死刑)과 같은 형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사용되던 안치(按治)·부처(付處)·귀향(歸鄕)·종편(從便)과 같은 전통적인 형벌도 함께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저 베끼는 형식이 아니라, 새로운 독창성도 가한 셈입니다.

이상과 같이 짧은 시간이나마 조선의 법체계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시간이 더 허락한다면 좀 더 깊은 내용까지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짧은 기간동안이라도 조선의 법체계에 대하여 생각해본다면 이후의 깊은 내용들은 수강하시는 여러분께서 충분히 알아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http://www.1392.org/bbs?laed31: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