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학당(嶺南學堂)

ㆍ작성자	정예림
ㆍ작성일	개국624(2015)년 10월 28일 (수) 17:52 [유시(酉時)]
ㆍ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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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257강 : 가외성

행정학개론 제20강 : 가외성

최근 행정학에서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를 추구하는 분위기와 성과주의가 강조되면서 더욱 그러합니다. 효율성은 행정의 가치 중에 하나로 반드시 고려가 되어야 할 요소 중에 하나 임은 틀림이 없지만 과연 이것이 절대적인 가치라고 볼 수 있는 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효율성의 반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가외성(加外性, redundancy)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발상의 전환이라고까지 할 수 있겠네요. 가외란 사전적 의미로 '일정한 기준이나 정도의 밖'이라고 합니다. 유의어로는 '여벌'이 있지요. 무엇인가 정상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초과분이 있다는 말입니다. 언뜻 보면 초과분이 있다는 것은 낭비이고 낭비는 효율적이지 못한 것입니다. 비효율성이지요. 가외성이라고 할 때, 즉 초과분이 있다고 할 때, 이 초과분은 중복성 내지는 중첩성을 띄고 있습니다. 행정학에서 가외성이라고 하면 즉, 여러 기관에 한 가지 기능이 중첩되어 있거나,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동일한 기능이 여러 기관에 의해 중복적으로 수행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가외성이 비효율을 초래한다고 하면 이는 마치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가외성이 비효율을 초래한다고 하여 반드시 비합리적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여벌'을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체제가, 혹은 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완벽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불완전성을 보완하고 실패에 대비하기 위한 '여벌'이 오히려 합리성을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합리성뿐만 아니라 신뢰성, 안전성 등을 보장합니다. 그러므로 가외성은 불필요한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단, 이러한 가외성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혹은 성공조건은 가외성을 지닌 각각의 것들(물품이 되었건 제도가 되었건)이 또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식적으로 이것들이 서로간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면 만약 어느 하나가 고장났을 경우에 전체의 고장 혹은 실패로 연결이 될 수 있겠죠. 각 부품들이 어느정도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기존의 행정학에서는 하나의 명령체계로 일사분란하게 조직이 움직이는 것을 가장 효율적이고 최고의 이상적인 체제라고 보았지만 이 가외성을 생각해본다면 오히려 어딘가 허술하고, 엉성한 조직도 나름의 합리성과 안전성을 갖춘 조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가외성의 적정수준은 어떻게 될까요? 가외성을 위해 무한하게 중복/중첩을 허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어찌되었건간에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는 일이고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일인 것은 틀림없으니까요. 그 적정 수준이 있을 것입니다. 어리석은 질문에 뻔한 답이긴 하지만 그 적정 수준은 '실패가 발생 확률'x'실패가 발생했을 때의 손해'를 고려하여 도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각한 손해가 예상될 경우에는 가외성을 높여야 할 것이고 손해가 그리 심각하게 여겨지지 않는다고 하면 가외성을 낮추는 것입니다. 뻔한 답이긴 하지만 이를 막상 현실에 적용해보면 어렵습니다.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적정 수준을 책정하기가 쉽지 않죠. 그뿐만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 가외성을 구성해야 하는 가도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돌아가게 만드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인간 행태의 복잡성을 고려하자면 더욱 어렵죠. 결국 가외성은 명확하게 계산되는 양적 수치라기 보다는 함축적인 질적 수치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외성이 적용된 예로는, 연방제, 양원제(상원·하원), 삼심제 등이 있습니다.

이상 오늘의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 생각해보기 :
최근 민국(民國)에서 국민의 안전과 국가적 재난관리를 위한 재난안전 총괄기관으로서 '국민안전처'를 설치하였습니다. 효율성과 가외성이라는 측면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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