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학당(嶺南學堂)

ㆍ작성자	정예림
ㆍ작성일	개국624(2015)년 9월 21일 (월) 20:27 [술시(戌時):초경(初更)]
ㆍ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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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246강 : 공익

행정학개론 제10강 : 행정의 본질적 가치 – 공익

공익(公益, public interest)은 행정의 본질적 가치 중에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기준입니다. 그럼에도 공익도 앞서 살펴본 다른 가치들과 마찬가지로 어느 하나로 개념 규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구성원들이 바라는 바가 모두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서로 일치할 때도 있겠지만 서로 상충하기도 하는 이러한 개인들의 주관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이고 규범적인 공통의 그 무언가가 바로 공익이 되겠지만 이 무언가가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규정한다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공익이 무엇인지 그 실체를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공익이 무엇인지 그 단어의 의미에 대해서만 살펴보면 말 그대로 공공(公共, public)의 이익입니다. 즉 개인의 이익을 의미하는 사익(私益)과는 대비되는 개념으로, 공동체 구성원의 모두의 이익을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이익이라는 것은 그렇다고 전체주의(全體主義, totalitarianism)에서 말하는 전체의 이익과는 구분됩니다. 전체주의에서 말하는 전체의 이익이라는 것은 구성원 개개인의 가치를 소멸시키고 집단의 맥락에서만 보는 이익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멸사(滅私)하고 봉공(奉公)하는 것이지요. 전체주의에서 말하는 전체의 이익은,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나 혹은 소수집단의 헌신과 희생을 강요합니다. 이런 전체주의자들이 제시하는 전체의 이익은 개개인의 가치를 무시한 것으로 자유주의 사회에서 말하는 공익과는 구분됩니다. 히틀러의 나치즘이나 무솔리니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와 같은 전체주의 이념이 그 예라고 할 것입니다.

공익은 공동체 집단의 이익을 말하기 때문에 여기서 공동체를 어떻게 볼 것이냐에 따라 공익의 실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방의 공익은 그 지역사회의 이익이 될 것이고 국가 차원의 공익은 국가의 이익이 될 것입니다. 세계적 차원에서 보면 곧 세계인류를 위한 보편적 가치가 곧 공익이 되겠지요. 이러한 점에서 대체적으로 행정 현상을 국가 현상으로 본다고 하면 행정의 영역에서 말하는 공익은 국가의 이익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나 공무원이나 공직사회는 이러한 국가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이익을 공익으로 본다고 하여도 이 공익이라고 하는 것이 실체가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깁니다. 여기에는 공익의 실체를 인정하는 입장과 부정하는 입장이 있습니다.

먼저 공익 실체 인정설입니다. 이는 국가의 공통되는 이익이 존재한다고 보는 견해입니다. 근대 정치사상가였던 홉스나 루소는 국가가 추구하는 공공선(公共善,common good)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공공선은 공동선(共同善)이라고도 합니다. 이를 위해 홉스는 리바이어던(Leviathan)과 같은 전제군주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루소는 일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계약의 필요성을 이야기 했습니다. 공자나 맹자께서 말씀하신 군자의 도(道) 역시 국가가 추구하는, 그리고 추구해야 할 공공선인 공익의 실체라고도 볼 수 있으므로 이 또한 공익 실체 인정설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공익 실체 부정설은 국가의 이익이란 근본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이는 두 가지로 다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공익의 실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견해입니다. 이는 공익이란 단지 국가의 이익으로 포장한 특수집단의 이익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국가 정책은 소수 엘리트나 지배계급의 이익을 반영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마르크스(Karl Marx)는 자본주의 국가는 자본가들의 이익을 보존하기 위한 위원회에 불과하다고까지 말한 바 있습니다. 다음으로 공익의 존재를 구성원들의 임시적 합의 상태로 보는, 그러니까 가설의 형태로 보는 견해입니다. 이 때 공익이란 다양한 개인과 이익집단이 일정한 절차를 거쳐서 합의한 합리적 선택의 결과입니다. 따라서 공익은 선거나 시대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합의될 수 있으며 그러므로 시대나 역사에 따라 공익의 모습은 다르게 규정될 수 있습니다.

이상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 생각해보기

공익은 실체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없다면 또 근본적으로 부정하십니까? 아니면 임시 가설 형태로 보십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새로운 어떤 시각을 갖고 계신지요. 공익에 대해 생각하여 봅시다.

또한 영남학당의 강의가 10강까지 진행되었습니다. 강의 내용과는 별개로 그동안 수업을 들어주신 소감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보완 또는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http://www.1392.org/bbs?laed31:475

조혜원

624('15)-09-21 23:23

공익은 정치사상에서 다루는 '일반의지'와 비슷한 속성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분히 수학적 개념이지만, 일반적 집합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그 골자입니다. 의지의 절대량이 산출될 수 없듯, 어떤 집단에는 공익이라고 판단될 수 있는 것이 그와 반대되는 속성의 집단에는 공해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공익의 실체가 존재한다기보다는 중립적인 가치로 보겠습니다. 더불어 행정법에서 판단하는 주요 기준인 '공익성'을 기준으로 놓고 보았을 때 침해되는 사익이 지켜지는 공익에 비해 그 범위가 작다면 인정되는 것이 공공의 이익인 공익이라고 했을 때, 이 침해되는 사익마저도 결국에는 보완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만 공익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사익을 무시해도 공익만 지킬 수 있다면 공익이다! 는 식의 발상은 전체주의(또는 국가주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강의 중간평가(소감)-대학 기초교양과목으로 들었던 행정학개론을 다시 접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그 때 이런 식의 강의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실력없는 학생과 실력없는 시간강사가 모두 만나 최악의 시너지를 내었던 게 문득 기억났습니다. ㅋㅋ 수업은 분량도 적당하고 생각해보기, 라는 코너가 참 좋습니다. 개선해야 될 점은 추후 찾아보고 발견하는대로 건의하겠습니다.


정예림	조혜원님의 공익에 대한 생각 잘 들었습니다. 정치사상적으로 접근하신 것과 행정법 측면으로 접근하신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강의가 개론의 수준에서 진행되는만큼 어떻게 보면 부실하다 할 것인데 이러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의견을 덧붙여주시는 덕분에 강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 저 또한 사익을 무시해도 공익만 지킬 수 있다면! 이라는 식의 발상은 전체주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공익이 아니죠.	09/21 23:28

강건

624('15)-09-22 10:13

발생된 이익이 구성원에게 적정하게 배분되는 것이 공익의 요지가 아닐까 합니다. 결국 공익이라는 것도 다수의 이익을 보기 좋게 포장한 것일 뿐, 이에 대한 수해을 입는 것은 각 개인이니까요. 다만, 발생한 이익의 배분이 구성원 모두에게 장기적이고 계속적으로 배분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요. 이익을 발생시키고, 발생시킨 이익에 비해 소모된 비용이 적정한지, 이를 적정하게 배분하는지 또 배분된 이익을 개인이 잘 영유할 수 있는지가 243강~245강의 요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예림	몇강이나 되는 내용을 단 한 줄로 요약하셨네요. ㅎㅎ 앞으로 진행할 수단적 가치도 이에 해당합니다.	09/22 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