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학당(嶺南學堂)

ㆍ작성자	신정명
ㆍ작성일	개국618(2009)년 9월 11일 (금) 22:17 [해시(亥時):이경(二更)]
ㆍ문서분류	학사

ㆍ추천: 0 ㆍ열람: 339

[훈장] <토론> 아우구스투스,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양부인 카이사르나 안토니우스에 비해 군사적인 전략가로서의 면모나

전장에서의 용장의 면모는 보여주지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심지어 브루투스의 군대와 맞붙은 필리피 전투에서는 안토니우스가 용장의 기질을 발휘해서 적진으로 돌격할때

아우구스투스는 갈대숲으로 도망쳐 은신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습니다. 사실 병약한 아우구스투스가 병으로 인해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음이지만은요.

주로 주위의 아그리파와 같이 능력있는 자를 기용하여 국정을 운영하거나

전쟁을 수행했습니다.

심지어 아그리파의 경우 나중에 대권을 잡은 후에는 공동 통치자의 역활까지 수행하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분명 팍스 로마나를 연 뛰어난 정치가였습니다. 사실 양부 카이사르가 죽었을 그 시점에서 옥타비아누스는 최악의 상황이었던걸 감안한다면 프린캡스 즉 일인자의 지위에 오르고 로마의 대권을 거머쥔 것은 그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의 행동은 후대 황제들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원로원에 대해 정기적으로 대권을 반납하는 형식적인 의례는
바로 아우구스투스의 선례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는 항상 양부 카이사르가 원로원 의원들에 의해 암살 된 사례를 알고 있엇기에 자신은 항상 공화국의 존속을 꾀한다는 인식을 주고자 했죠.

또한 실질적인 힘이 없는 원로원을 존중하여 그들의 신임을 받게되었죠. 이 것은 후대의 군인황제시대 그리고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에 의해 동방 전제군주정이 시행될때까지 로마 황제들이 줄 곧 원로원을 존중한 것을 보면 얼마나 후대에 모범이 되었는지 알 수 있죠.

다만 후대 황제들이 그와 같이 검소하게 살지 않은 것이 본받지 않은 사항이랄까요?

각자 아우구스투스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써 주셨으면 합니다.

http://www.1392.org/bbs?laed31:253

성삼문 618('09)-09-11 22:56	어찌보면 왠만한 독재자나 강한 장군보다 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로마의 평화라고 불리는 '팍스 로마나(Pax Romana)'가 지속된 그 오랜 기간은 아우구스투스가 기반을 다져놓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니까요. 그러한 사람이 있었기에 로마가 더욱 발전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요.

이국호 618('09)-09-11 23:25	비록 스스로 전장에 나가 칼을 휘둘러 전공을 세웠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그 뛰어나고 명석한 두뇌로 결국엔 원수정체제(공화정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황제 1인지배체제)를 구축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인물이라고 평가 받을 수 있다 사료됩니다. 이건 제 생각이지만 옥타비아누스는 동양에선 도요토미히데요시라고 볼 수 있겠네요. 오다노부나가가 차려놓은 밥상에 수저와 젓가락을 얹어 놓아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었으니까요. 옥타비아누스도 같은 상황이죠, 양부가 잘 다져놓은 땅에 석가래를 깔고 위에 기둥을 세우고 나중에는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볼때 시대적 상황과 그리고 그를 잘 따라주었던 가신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아무튼 타고난 정치가인 것 만은 확실하니까요.

신정명 618('09)-09-12 00:50	제 생각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타입이랄까요? 안토니우스와 대비되는 인물이죠. 그다지 원한 건 아니지만 양자를 통해 후계선정 방식을 만들어 훗날 오현제 발판을 만들었죠. 이 것이 네로와 콤모두스와 같은 세습제 출현으로 끝내 군인황제시대가 도래하죠.

이국호 618('09)-09-12 01:06	도쿠가와 이에야스 타입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결론적으론 말이죠... 누군가의 권력을 이용해서 결국엔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유지 시켜나갔으니까요. 하지만 결과적으론 모든 왕조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제국의 삶은 비극적이라고 말 할 수 있겠죠. 네로와 콤모두스의 세습제로 이루어진 군인황제시대 또한 비극적 결말을 맺듯이 말이죠.

이경환 618('09)-09-12 10:36	저는 정치가 그리고 사람을 모으는데 뛰어난 사람으로 평가할수 있습니다. 비록 초기에 내란이 있었지만 중기,후기에는 반대파를 탄압도 했지만 어느정도 암묵적인 평화유지를 하였으며 자기파로 많은 사람들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쟁에서는 전략가라고 할수는 있겠지만 직접 나서지 않았으므로 전쟁에서는 그리 뛰어난 사람이라고 평가할수 없겠습니다.

신정명 618('09)-09-12 11:59	네, 로마제국 쇠망사로 유명한 에드워드 기번은 콘스탄티누스를 선정을 베푸는 군주에서 폭군으로 변한데 비해 아우구스투스에 대해서는 폭군에서 명군으로 변모했다고 평합니다. 내전기 이 후 그의 모습을 보면 정말 감탄.... 탄압이란것도 어디까지나 공화국의 분열을 막는 것에서 비롯되죠

사효광 618('09)-09-12 15:56	제정로마의 원로원은 공화정로마의 원로원처럼 국가의 나아갈 방향을 주도하는 기관은 아니었지만, 절대로 실질적인 힘을 가지지 못한 기관은 아니었습니다. 만약 정말로 원로원이 실질적인 힘이 없는 존재였다면 아우구스투스나 그 이후의 황제들이 원로원의 신임을 얻으려 노력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공화정 시기의 로마에서나, 제정 시기의 로마에서나 공식적인 주권자는 언제나 S.P.Q.R, 즉 '로마 원로원과 시민들'이었습니다. 디오클레티아누스의 치세를 지나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에 의해 지배되는 로마를 확립한 이후부터는 공식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신의 선택을 받은 황제가 로마제국의 주권자가 되어버리지만, 그 이전의 로마에서 황제란 공식적인 주권자인 원로원과 시민들로부터 통치권을 위임받은 존재에 불과하였습니다. 로마의 황제들은 종신토록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거대한 제국을 통치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식적인 주권자라 하여 원로원과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었겠느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만약 로마의 황제가 그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끌어내릴 수가 있었느냐는 문제입니다. 정답은 "Yes"입니다. 다만 막강한 권한을 가진 황제가 종신직이었기 때문에, 황제에 대한 불신임은 결국 황제의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아주 손 쉬운 예로 '네로'를 들 수가 있습니다. 네로의 몰락은 군대의 반발과 시작됩니다. 히스파니아(에스파냐) 지역에 주둔한 군단이 자신들의 직속상관인 총독 갈바를 황제로 추대하고, 원로원이 이를 추인하여 갈바를 황제로 인정하게 되자 네로의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됩니다. 심지어 노예들마저도 네로를 버리고, 네로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군대의 반발이 네로 몰락의 시작이었다고 해서 군인들이 로마를 주도하게 되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로마군의 주축인 군단병들은 반드시 로마시민권 소유자여야 했고, 따라서 군대의 의향은 곧 로마시민의 의향으로 생각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원로원이 군대가 하는 일에 이리저리 끌려다녔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일단 히스파니아 주둔 군단의 추대를 받아 황제가 된 갈바는 물론이고, 군단장과 대대장의 일부가 모두 원로원 의원이었습니다. 아우구스투스가 로마를 제정으로 이행시킨 이후에도 원로원은 인재의 산실이었고, 국가의 주요 공직자가 생산되는 거대한 풀(Pool)이었던 것입니다. 단적이 예 하나를 들어서 설명하였습니다만, 제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로마의 황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황제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벤허같은 사극영화에서 표현되는 로마의 황제들마저도 상당히 왜곡된 면이 많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보셨습니까? 콤모두스 황제는 갑자기 검투사가 되어 나타난 막시무스를 보자마자 죽이려 하지만, 관중석의 시민들을 막시무스를 살려줄 것을 요구했고 결국 콤모두스 황제는 그 요구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로마의 황제들은 결코 원로원이나 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뭐든 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아우구스투스에 대한 의견을 써달라 하셨는데 다른 소리만 했군요.

신정명 618('09)-09-12 18:24	로마 제정사 연구라는 논문집을 추천합니다. 로마 제정 시대가 단순히 우리가 아는 동방의 전제군주정을 생각하면 안되겠죠. 프린키파투스 체제 즉 원수정으로 대표되는 정치가 이루어 집니다. 디오클레티아누스가 환관을 들이고 동방의 군주들과 같이 의복과 양식을 갖추면서 .. 달라지죠. 물론 예전 혼란기에서 원로원이 무시를 안받았다는건 아니지만 여전히 존중을 했죠. 하지만 콤모두스 죽음 이후에는 근위대나 도원된 군단의 병사 평의회가 막강한 힘을 행사합니다.

신정명 618('09)-09-12 18:27	군인황제시대 도래 이전에는 원로원에서 명망있는 자가 황제가 되는 경우가 다수였고 더불어 의원 출신이 아니더라도 황제의 위에 오르면 의원의 신분이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토록 고귀한 자리로 여겨지던 자리가 이민족 출신 장군도 능력만 되면 오를 수 있는 자리가 되었고 더군다나 Pertinax의 경우 그는 분명 콤모두스 이 후 로마를 다시 일으킬 능력있는 황제였고 도덕적인 사람이었지만 근위대가 암살하고 제위를 경매에 붙이죠. 그 와중에 원로원은 없었습니다.

사효광 618('09)-09-12 21:55	확실히 콤모두스의 죽음과 함께 로마의 원로원이 로마답지 않은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것은 비단 원로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로마의 시민들도 이미 로마답지 않게 변화하기 시작한 상태였고, 결국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가 만들어 놓은 궤도를 급격하게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로마의 시민들은 카라칼라가 로마제국 내의 모든 자유민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면서 주인의식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로마의 원로원은 갈리에누스가 원로원과 군대를 완전하게 분리함으로써 사실상 무시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집단으로 퇴화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황제와 원로원, 시민이 교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로마제국을 이끌어 가는 체제가 완전히 붕괴해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아마 이 즈음부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미지의 로마황제가 점차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로마라는 거대한 제국을 이끌어 갈 두뇌가 이제 황제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특별히 전제군주정을 하고 싶었다기보다는 당시 로마의 현실이 전제군주화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선택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조에서는 특별히 서양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분이 없는 듯 싶어서 조금은 시무룩한 기분이었는데 이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즐거운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도 양질의 강의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신정명 618('09)-09-12 22:42	마키아벨리 로마나 논고를 참고해보자면 마키아벨리는 이러한 경향을 비르투 즉 용맹이라 번역해야 할까요 초기 로마인들의 정신과 동떨어진 모습으로 타락하죠. 어찌보면 폼페이우스에게 해적소탕에 관한 임페리움을 주면서부터 이러한 붕괴는 시작되었다고 하겠습니다. 전성기와 몰락을 같이 시작하는 법이죠.훗날 군단 병사들에게 원로원이 씨알도 안먹힌 이유도 같이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