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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학당 강의 공간
작성자 정제두
작성일 개국628(2019)년 11월 2일 (토) 10:31  [사시(巳時)]
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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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360강 : 진시황의 죽음
◎ 사구(沙丘)의 정변

통일제국 진나라는 고도의 중앙집권화를 이루었고 진시황은 이에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진시황은 마지막 순행길에 나섰다가 순행 도중에 사망합니다. 진시황 37년(기원전 210년)의 일이었습니다. 진시황이 사망한 곳은 사구【沙丘. 지금의 하북성 광종(廣宗)현】입니다. 그리고 진나라를 멸망의 길로 이끄는 황위 찬탈극이 벌어지는데 이를 사구의 정변이라 칭합니다.


○ 사망 원인은 무엇인가?

진시황의 사망 원인에 대한 사서의 기록은 전혀 없습니다. 가장 유력한 설은 단순히 병을 얻어 죽은 것이라는 병사설이죠.

진시황은 권력을 독점하였고 매사를 본인이 직접 관여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종이가 없어서 상소문은 나무 죽간에 글자를 써서 올렸는데 진시황이 하루에 결재하는 죽간의 무게가 30kg이었다고 합니다. 매일 친히 30kg치의 상소문에 일일이 답을 달았죠. 진시황은 매우 근면한 황제였습니다.

또한 진시황은 순행을 즐겼는데 드넓은 진나라의 영토를 마차를 따로 돌아다니는 일은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르는 일이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오늘날 편리한 교통수단으로도 장거리 여행은 피곤한 일인데 기원전 때 황제의 마차가 아무리 편했다 한들 전국 순행이 어찌 고행이 아니었겠습니까. 또한 유전적으로도 진시황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갑자기 병으로 사망하였고 단명하였으니, 진시황 또한 단명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병사설과 더불어 거론되는 것은 독살설입니다. 유력한 용의자는 바로 조고(趙固)입니다. 조고는 진시황의 측근이었고 총애를 받았던 환관입니다. 사구의 정변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황위 찬탈은 진시황의 죽음부터 조고의 계획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고가 진시황을 암살했다는 문헌상 기록이 전혀 없고 출토된 유물 중에서도 그러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진시황의 사망 원인이 무엇이든 황제의 갑작스런 사망은 큰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시황은 말년에 불로장생에 심취하였고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애써 인정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죽음 이후의 일을 전혀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불안정한 후계 구도

진시황은 생전에 태자를 세운 적도 없고 황후도 책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후궁과 자식이 매우 많았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죠. 불로장생에 매달리고 죽음을 병적으로 싫어했던 진시황이었기에 자신의 죽음에 대비하는 태자 책봉이라는 조치를 애써 미루어 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맏아들 부소(扶蘇)를 아끼기는 했지만 갱유 사건 때 아버지를 말리는 진언을 올린 것에 격노하여 북방의 장성 축조 지역으로 추방시켜 버렸죠. 진시황이 급사하였을 때도 부소는 아버지 곁이 아닌 변방의 장성 축조 지역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반면 막내 아들인 호해는 곁에 있었죠.


○ 조고의 음모와 이사의 변절

“7월 병인일, 시황이 사구(沙丘) 평대(平臺)에서 세상을 떠났다. 승상 이사는 주상이 바깥에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모든 공자와 천하가 변란을 일으킬까 두려워 이를 비밀에 붙이고 상을 알리지 않았다. 관을 온량거(轀涼車)에 싣고 전부터 총애를 받아온 환관을 수레에 태워 가는 곳마다 식사를 올리게 했다. 백관들도 전과 같이 보고를 올리게 했는데 환관이 온량거 안에서 보고된 일을 바로 바로 처리했다. 오직 호해와 조고 및 총애 받던 환관 5,6명만 주상의 죽음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 조고는 전에 호해에게 글과 법률 등을 가르친 바 있어 호해가 개인적으로 조고를 좋아했다. ”

“조고는 공자 호해, 승상 이사와 음모를 꾸며, 시황이 공자 부소에게 보낸 편지를 뜯고 이를 승상 이사가 사구에서 시황의 유언을 받은 것처럼 가짜를 만들어 호해를 태자로 세웠다. 이와 함께 공자 부소와 몽염에게 보내는 편지도 만들어서 죄목을 지적하며 죽음을 내렸다. 이 일은 「이사열전(李斯列傳)」에 갖추어져 있다. 일행이 마침내 정경(井陘)을 지나 구원(久原)에 이를 무렵 때는 여름이라 주상의 온량거에서 (시체가 썩는) 냄새가 났다. 이에 시종관들에게 말린 고기 1석을 채워 그 냄새를 구분 못하게 했다. ”

“일행은 직도를 따라 함양에 도착한 뒤 상을 알렸다. 태자 호해가 제위를 이어받아 2세 황제가 되었다. 9월, 시황을 여산(酈山)에 안장했다. ”

- 《사기(史記)》,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

황제가 급사하자 환관 조고는 순간 머리를 회전하여 무서운 계획을 세웁니다. 순행길에 동참하고 있었던 진시황의 막내 아들 호해는 조고와 친분이 있었습니다. 조고는 호해를 찾아가 황위를 계승하라고 설득하죠. 호해를 황위에 올린 후 그 공으로 권력을 차지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호해는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점점 그럴듯한 조고의 말을 듣고는 결국 넘어갑니다. 그 다음으로 조고가 설득해야 했던 인물은 이사였습니다.

이사는 무려 27년간이나 진나라 조정에 몸을 담고 있던 거물이었습니다. 이사도 처음에는 조고의 찬탈 모의에 역정을 내며 물리쳤죠. 하지만 조고가 집요하게 이해관계를 따지며 설득하자 끝내 유혹에 넘어갑니다. 만약 북방에 나가있는 부소가 황위를 계승하면 권력은 부소와 친한 몽염, 몽의 형제에게 넘어갈 것이고 그리되면 이사는 찬물 신세가 될 것이라고요. 자신에게 넘어오면 대대손손 후손까지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라고 꼬드깁니다. 이사는 결국 변절합니다.

이사, 조고, 호해의 음모는 완성되었고 이제 북방의 부소가 유일한 걸림돌이었습니다. 조고 일당은 부소에게 자결을 명령한다는 거짓 조서를 보내 부소를 제거하려 합니다. 사실 이들은 매우 초조했을 것입니다. 부소가 조서를 따르지 않고 반기를 들면 골치가 아파지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립니다. 효자이자 충신이었던 부소가 조서를 그대로 믿고 진짜 자결해 버린 것입니다. 곁에 있던 몽염(蒙恬)이 거짓 황명임을 간파하고 말렸지만 부소는 아버지의 뜻을 의심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며 자결을 택하죠.

부소가 죽자 황권은 순조롭게 조고 일당에게 넘어갑니다. 호해는 멍청해서 조고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고 따랐습니다. 조고가 몽씨 형제를 모함하니 호해는 그 말을 따라 몽염, 몽의 형제를 붙잡아 제거합니다.

진시황이 후사를 대비하지 않아 결국 환관 조고의 간교한 계책으로 진나라의 권력이 엉뚱한 자의 손에 들어가데 된 것입니다. 이것이 사구의 정변의 전말입니다. 그렇다면 사구의 정변을 일으킨 세 사람 조고, 호해, 이사의 운명을 이후 어찌되었을까요?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자료]
왕리췬(2013). 진시황 강의. 김영사
위키문헌. 《사기(史記)》 -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 [링크]


개국628년 11월 2일
영남학당 훈장 정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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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윤탁
628('19)-11-02 19:41
강의 잘 들었습니다.
정제두 청강에 감사드립니다. 11/3 15:57
   
[2] 김시습
628('19)-11-03 14:00
이사의 변절은 두고두고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공직에 있는 사람은 일신의 안위와 명예를 염두에 두고 공사에 임하는 순간 잡놈이 되어버린다는 교훈을 남긴 것으로 이사의 역할은 끝났는데 아직도 그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네요. 강의 잘 보았습니다.
정제두 당시에는 3족의 안위까지 연좌되었던 시대이니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여러모도 판단력이 흐려졌던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11/3 16:04
   
[3] 정병욱
628('19)-11-03 19:30
티비를 통해서 안 사실인데..  진시황이 친어머니 조태후의 편력 때문에 황후를 두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역사서에서도 언급되어 있겠죠?
   
[4] 장지용
628('19)-11-04 18:27
아마 죽음에 대한 공포가 불로장생 욕망을 부추긴 것이고 결국 죽음에 대한 대비를 안 한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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