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형태론의 영역 안에서 다루어진 것 가운데 품사론이 있지만, 품사론은 단어 그 자체를 하나의 단위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형태론과는 다르다. 그러므로 품사론은 형태론의 하위 영역 으로서가 아닌, 어휘론의 하위 영역으로 본다.

* 국어의 형태론적 특징

- 교착성

(1) 먹는다, 먹었다, 먹으셨다, 먹으셨겠다, ……

(2) 학생이, 학생에게, 학생을, 학생으로서, ……

국어는 언어유형론 상으로 교착어에 속하며, 교착어는 다양한 유형의 접사(굴절접사로서의 조사와 어미)에 의해 단어의 문법적 기능이 표시되는 형태론적 속성을 지닌다. 둘 이상의 접사가 하나의 어근에 동시에 결합할 때, 접사의 결합에 일정한 순서가 있다.

(3)의 예처럼 선어말 어미 ‘-었-’과 ‘-겠-’이 하나의 용언에 동시에 결합할 때는 늘 ‘-었-’이 ‘-겠-’보다 먼저 결합하며, (4)에서와 같이 조사 ‘에서’와 ‘만’이 하나의 체언에 동시에 포착할 때에는 늘 ‘에서’가 ‘만’보다 먼저 결합한다. 그러나 조사 ‘만’과 ‘(으)로’는 (5)에서와 같이 때에 따라 ‘만’이 먼저 결합하기도 하고 ‘(으)로’가 먼저 결합하기도 한다.

- 형태소의 서열성

(3) 먹었겠다, ※먹겠었다, ……

(4) 학교에서만, ※학교만에서, ……

(5) 바늘만으로, 바늘로만, ……

접두사와 같이 어근의 앞에 결합하는 접사가 없지는 않으나, 국어에서 대부분의 접사는 어근의 뒤에 결합하는 후치적 속성을 갖는다.

- 형태소의 후치적 특성(속성)

닭-이 먹-이-를 먹-는-다.

특히 굴절접사는 모두 어근 뒤에 결합하며, 파생접사 가운데에서도 어근의 품사를 변화시키는 것은 모두 어근 뒤에 결합한다. 접사 가운데는 어근이 결합할 때 음운론적 조건이나 형태론적 조건에 따라 다른 형태로 교체되는 현상이 보이기도 한다. 그 예로 격조사 ‘이/가, 을/를, 와/과’ 등과 어미 ‘-니/으니, -면서/으면서’ 등은 어간의 받침 유무에 따라 교체된다. 그리고 어미 ‘-너라’는 ‘오다, 뛰어오다, 걸어오다’ 등 ‘오다’로 끝나는 어간에만 결합한다.

- 이형태 교체

ㄱ. 닭이/소가, 닭을/소를, 닭과/소와, ……

ㄴ. 가니/먹으니, 가면서/먹으면서, ……

ㄷ. 먹어라/오너라, ……

접사 가운데에는 특정한 음운론적 조건에서 때에 따라 생략되어 나타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서술격조사 ‘이(다)’는 받침이 없는 체언에 결합할 때, 연결어미 ‘-어/아’는 ‘ㅏ, ㅓ, ㅔ, ㅐ’ 등으로 끝나는 어간에 결합할 때 생략되기도 한다.

* 이형태 교체의 예

ㄱ. 그것은 책상이다.

그것은 의자(이)다.

ㄴ. 이 사과를 한번 먹어 봐라.

철수에게도 이 사과를 보내(어) 주어라.

ㄷ. 지금 밥 먹어.

지금 학교에 가.

용언 가운데에는 특정 어미와 결합할 때 불규칙 활용을 하는 것들이 있다. ‘묻다’는 ‘ㄷ’ 불규칙 용언으로서 ‘-어, -었-, -(으)니, -(으)시-’ 등의 어미와 결합할 때 받침 ‘ㄷ’이 ‘ㄹ’로 바뀌며, ‘아름답다’는 ‘ㅂ’ 불규칙으로서 역시 ‘-어, -었-, -(으)니, -(으)시-’ 등의 어미와 결합할 때 받침 ‘ㅂ’이 ‘우’로 바뀐다.

이밖에 어간의 형태가 바뀌는 용언으로 ‘ㅎ’ 불규칙 용언(하얗 다, 하얀), ‘ㅅ’ 불규칙 용언(짓다, 지으니), ‘ㅜ’ 불규칙 용언(푸다, 퍼) 등이 있고, 어미의 형태가 바뀌는 용언에는 ‘러’ 불규칙 용언(푸르러), ‘거라’ 불규칙 용언(가거라), ‘너라’ 불규칙 용언 (오나라) 등이 있다. 어간과 어미의 형태가 모두 바뀌는 불규칙 용언에는 ‘르’ 불규칙 용언(모르다, 몰라)이 있다.

한편 불규칙 활용은 아니지만 용언 가운데에는 특정 어미와 결합할 때 어간의 일부가 규칙적으로 탈락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도 있다. ‘ㄹ’로 끝나는 용언은 ‘-(으)니, -(으)시-, -는-, -느냐’ 등의 어미와 결합할 때 ‘ㄹ’이 탈락하며, ‘ㅡ’으로 끝나는 용언은 ‘-어, -었-’ 등의 어미와 결합할 때 ‘ㅡ’가 탈락한다. 이들 불규칙 활용과 규칙적 탈락의 예는 다음과 같다.

* 불규칙 활용의 예

ㄱ. 그 까닭을 묻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모르는 게 있으면 선생님께 물어 보아라.

ㄴ. 영희는 정말 아름답다.

영희는 정말 아름다웠다.

참고자료

황화상(2013), 현대국어 형태론(개정판), 도서출판 지식과 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