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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학당 강의 공간
작성자 정병욱
작성일 개국630(2021)년 9월 24일 (금) 14:24  [미시(未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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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373강 : 속요 (1) - 속요의 정의와 갈래




* 속요의 정의


속요는 시속(時俗) 노래로서 그 발생 시기나 작자도 모른 채 일정한 형식도 없이 자연스러운 율조에 맡겨 불린 민요 같은 노래입니다. 속요의 정의를 일반적으로 정의된 것을 바탕으로 규정하면 어느 민족이나 어느 시대에 있어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 고전문학에서 고려속요, 또는 여요(麗謠)라고 불릴 때는 단순히 고려시대에 민중 속에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민요라고만 볼 수 없는 복잡한 형성과정과 향유계층과 전승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고려시대에도 갖가지 형식의 노래가 다양한 정감을 담아 끊임없이 생산되고 전승되어 왔을 것이지만 그것을 기록할 수 있는 고유문자가 없어 제 모습을 갖춘 유산이 거의 전무합니다. 오늘 날 우리가 고려노래로 추정하는 20편 내외의 작품은 정인지 등이 편찬한 <고려사><악학궤범(樂學軌範)>, 그리고 <악장가사><시용향악보>, 이제현과 민사평이 번역한 <소악부> 등에서 참조하여 짐작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전부입니다.


* 명칭과 갈래, 속요의 범주


고려시대 시가 속에는 다양한 한시 계통(악부, 고시, 근체시, , , 사 등)을 제쳐두고라도, 민요나 무가, 그리고 향가와 뒤에 조선조 시가의 주류를 이룬 시조, 가사 등 다양하지만 속악가사로 쓰인 바가 있는 대표적인 경우로 두 갈래의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청산별곡><한림별곡>이 그 대표적 작품입니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래랑 먹고 청산애 살어리랏다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노라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잉 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貧괴리도 업시 마자셔 누니노라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래 살어리랏다

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래 살어리랏다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가 가다가 드로라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대예 올아셔 해금을 혀거를 드로라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니 부른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조롱곳 누로기 와 잡와니 내 엇디 리잇고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 <청산별곡> 전문


원순문 인로시 공로사육

이정언 진한림 쌍운주필

충기대책 광균경의 양경사부

위 시장경 긔 엇더니잇고

() 금학사의 옥윤문생 금학사의 옥윤문생

위 날조차 몃부니 잇고


당한서 장노자 한류문집

이두집 난대집 백낙천집

모시상서 주역춘추 주재예기

위 주조쳐 내외 경 긔 엇더니잇고

() 태평광기 사백여권 태평광기 사백여권

위 역람경 긔 엇더니잇고

(이하 생략)

- <한림별곡>


<청산별곡>은 작자와 연대를 정확히 모르는 노래로서 우리말의 운율미를 잘 살린 토속적인 서정시이고, <한림별곡>은 고려 고종 때 한림제유의 작으로, 기본 운율은 전자의 틀을 따르면서 어떤 사물을 한자로 나열하여 제시하고 한 연의 중간과 끝에 ○○ㅅ 경 긔 엇더니잇고라 요약 종합하여 흥취와 감탄을 토로해 나간 다분히 교술적인 성격이 두드러진 노래입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대개의 경우, 이 두 갈래의 노래를 구별하여 전자를 속요고속가장가별곡 등으로 부르고, 후자를 경기체가경기하여체가별곡체 등으로 호칭하여 별개의 갈래로 다루어져 왔고, 이 둘을 포괄하여 고려가요(여요)고려가사고려노래 등으로 해온 것이 통례였습니다.


이에 정병욱은 두 갈래의 노래의 형태상 공통점으로, 음수율은 주로 3음절이 우세하다, 음보율은 일반적으로 3음보이다, 구수율은 6구를 기준으로 하여 다소 가감을 보인다, 대체로 전후 양절로 구분되는데, <청산별곡> 따위에서는 후렴구가 후절이 된다, 일률적으로 수연이 중첩되어 한 가요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들을 모두 별곡이라는 갈래로 설정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 밖에 다른 학자들의 주장한 것까지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전자 ()

후자 ()

()+()

조윤제

장가

경기체가

이병기

별곡

별곡체

이명구

속요

경기체가

(고려가요)

정병욱

(청산별곡류)

(한림별곡류)

별곡


속요란 개념이 <고려사> 악지 속악조에 언급된 것과 <악학궤범><악장가사><시용향악보> 등에 실려 있는 고려속악가사 가운데서 순수한 우리말 노래의 서정가요로 국한됩니다. 이들은 대개 그 바탕은 민요이나 민요 그대로만 아니라, 새로운 상층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새로운 악곡 곧 궁중속악에 맞게 개편 재창작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러므로 속악가사 가운데 향가불가무가경기체가 계통의 노래는 속요라고 할 수 없습니다.


작자 층도 무식한 민중 또는 부녀자로만 국한할 수 없고, 상층사회에 기생하는 기녀와 악공, 나아가서는 왕과 그 측근 신하도 새로운 운반자, 개척자, 편집자로서 관여한 넓은 의미의 작자 층인 동시에 향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개 고려속요를 단순히 민요로만 이해하고 시적 페르소나를 바로 작자로 속단하여 그 작자층과 수용자층을 고려시대의 일반대중이나 부녀자로만 이해하거나, 그와는 대조적으로 악은 제왕의 전유물이라 하여 왕과 그 주변인물로만 보려는 태도는 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고려속요의 범주에 드는 구체적인 작품을 관계 문헌에서 찾아 열거하면 이렇습니다.


<악학궤범>

- 정읍사, 동동, 처용가, 정과정


<악장가사>

- 정석가, 청산별곡, 서경별곡, 사모곡, 가시리, 쌍화점, 이상곡, 만전춘별사


<시용향악보>

- 유구곡, 상저가


하지만 위 작품들을 고려속요의 전부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들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 면밀한 문헌학적 고증이 뒤따라야 할 것이고, <고려사> 악지<문헌비고> 악고<경국대전> 악곡취재조<대악전보> 목록<대악후보><악학편고> 등에 나오는 속악곡명과 가사 내용, 그리고 이제현과 민사평의 <소악부> 역시 등을 검토하면 고려시대 속요의 면모가 좀 더 뚜렷이 부각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국문학신강편찬위원회, <국문학신강>, 새문사,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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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지용
630('21)-09-25 22:26
한림별곡의 가사는 약간 보면 현대의 '대학교 훌리건'이라 부르는 학교 자존심이 센 일부 학생들 같은 느낌도 드네요.
우리학교 교수님 대단해! 이런 류의 내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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