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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학당 강의 공간
작성자 박세당
작성일 개국628(2019)년 1월 21일 (월) 16:17  [신시(申時)]
문서분류 강당
ㆍ추천: 0  ㆍ열람: 177      
[강의] 제405강 : 흥부가(20)
안녕하십니까? 정석학당 훈장 박세당입니다.

흥부가 강의가 20번째를 맞았습니다. 꾸준히 수강하여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 오늘 강의부터 원문은 올려드리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강의 분량이 많아서인지, 용량을 초과하여 글을 게시할 수 없게 되어, 부득이하게 원문은 올려드리지 않습니다.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흥보가 사는 동네, 급히 물어 찾아가니, 높은 누각에 다섯 칸의 팔작지붕, 벌집과 소용돌이처럼 건물이 꽉 들어차고, 천 개의 문에 만 개의 집이니 즐비하고 웅장하다.

대문을 여럿 지나, 안사랑 앞 당도하니, 흥보가 자기 형을 보고, 버선발로 내려와서, 공손히 절을 하고, 반기어 하는 말이,

"형님이 오십니까. 어서 올라갑시다."

방으로 들어가서 상좌에 앉힌 후에, 흥보가 두 손 잡고, 고개를 숙이고서, 조용히 사죄한다.

"박복한 이놈 신세, 분하여서 죽으려고 하였더니, 선영의 음덕이며, 형님의 덕택으로, 부자가 되었기에, 자식들을 데리옵고, 형님 댁에 건너가서 형님을 뵈온 후에, 형님을 모시옵고, 선산에 성묘하자, 날짜를 받았더니, 형님이 먼저 오셨으니, 제 마음이 황송합니다."

놀보의 하는 어조, 좋게 하는 말이라도, 평생 남을 잡아 뜯어,

“저러한 부자들이, 우리같이 가난한 놈, 찾아오기 쉽겄는가. 어찌하여 부자가 됐는고?”

흥보가 제비 살려, 박씨 얻어 부자가 된 내력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고하고,

"한퇴지는 취식강남이라더니, 나는 앉아서 강남 것을 먹소. 밥이나 옷이나 기물이 다 강남 것이요."

놀보가 바로 가려고 하며,

"내가 집 일이 많은데, 부득이 나왔더니, 어서 가야 하겠구나."

흥보가 만류하여,

"안으로 들어가서, 우리 처와 자식들을 보옵시고, 무엇 조금 잡수어야, 다시 돌아갈 행차를 하시지요."

놀보가 도로 가서, 제비를 달라고 할까나, 양귀비 구경할까나, 흥보 따라 들어가니, 제수씨가 나와서 맞이하는데, 이놈이 양귀비를 찾느라고, 눈을 휘휘 내둘러, 아주버님과 제수씨 간에 서로 절을 한 후에, 제수씨가 먼저 문안하며,

"아주버님 뵈온 지가, 여러 해 되었으니, 기체 안녕하십니까."

놀보놈의 평생 행세, 제수씨를 종놈 같이 보아서, 아주머니 고사하고, ‘하오’라고도 안 하더니, 오늘은 전과 달라, 앉은 방 차린 의복, 새 눈이 왈칵 띄어, 홀대를 하여서는, 탈이 정녕 날 듯하고, 가볍게 대하자니, 혀가 아니 돌아가서, 매운 것 먹은 듯이, 입을 불며 얼버무려,

"허 평안하오."

흥보가 종을 불러,

"도령님네 게시느냐. 들어들 와 뵈오래라."

이것들이 멍석 구멍에 껴 있다가 예의를 배웠구나. 세 줄로 엎드려서, 절하고 꿇어앉으니, 소위 큰아버지 되는 놈이,
"모시고들 잘 있더냐." 하든지,
"선영의 음덕이다. 좀 잘들 생겼느냐."

하든지, 할 말이 좀 많을새, 저 때려 죽일 놈이, 흥보를 돌아보며,

"너 닮은 놈 몇 되느냐."

부처 같은 흥부의 넓은 소견에 개 같은 자기 형 탓하겠느냐. 묵묵부답하는구나.
자식들 나간 후에, 또 종을 불러,

"이리 오너라."

이것들이 강남에서 나와서, 아주 열쇠 같지.

"예"

"강남 아씨께 여쭈어라."

갑작스럽게 미인 하나가, 들어오는데, 당 현종 같은 풍류 천자도, 정신을 놓았는데, 놀보 같은 상놈 눈에, 오죽 놀랐겠나. 보더니 턱을 채고, 일어서 절 받기를, 큰 제수께 비하면, 갑절이나 공손하다. 양귀비 거동 보소. 옥수를 땅에 짚고, 청산 같은 눈썹 나직하고, 앵두 같은 입술을 반쯤 열어, 옥쟁반에 구슬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로, 문후를 하는데,

"먼 데 살고 천한 몸이, 이 댁 문하에 의탁한지, 오래지 않삽기로, 처음 문후 드립니다."

놀보 놈 제 생전, 처음 보는 미색이요, 처음 듣는 옥음이라, 넉넉잖은 제 언사에, 어찌 대답할 수 없고, 딱 들어서 안고 싶어, 정신을 놓겠구나. 벌벌 떨며 대답하되,

"오시는 줄 알았더면, 내가 와서 박 타지요."

앵무 같은 아이 종이, 주물상을 올리는데, 소반 그릇 음식들이 생전에 못 보던 것이다. 형제 함께 상을 받고, 종년이 옆에 앉아, 술을 자꾸 권하는데, 놀보가 좋은 술을, 열 잔 먹어 놓으니, 취중에 미쳐서, 참다가 못 견디어, 양귀비의 고운 손목, 썩 들입다 쥐면서,

"술 한 잔 잡수시오."

다른 계집 같거드면, 뺨을 치며 욕을 하며, 오죽하겄느냐. 안색이 능청스러워, 좋게 대답하는 말이,

"왜 내가 물에 빠지오."

놀보놈이 깜짝 놀라, 손목을 썩 놓으며,

"일색뿐 아니시라, [맹자] 많이 읽었구나"

양귀비가 일어나서, 안으로 들어가니, 흥보 마누라가, 그 뒤 따라 가는구나. 놀보놈이 무안하여, 술상을 물리고서, 무슨 심사를 부리려고, 사면을 살펴보니, 좋은 비단 붉은 치마, 이불을 덮었거든, 일어서서 쑥 빼내어, 청동 화로 흰 숯불에, 비비어 던지면서, 농담을 하는 것이,

"계집년은 내외하여, 안으로 가려니와, 이불도 내외하나."

저 비단이 불 붙더니, 재 되기는 어림없고, 빛이 더욱 고와 간다. 놀보가 물어,

"그게 무슨 비단이냐."

"화한단이오. 불쥐 털로 짠 것이라, 불에 타면 더 곱지요."

"얘, 그것 날 다오."

"그럽지요."

"또 무엇을 가져갈꼬. 너 그 첫 통 속에, 쌀 들고 돈 들었던 궤 둘 다 주려느냐?"

"부자 된 밑천이니, 둘 다 어찌 드리겄소, 하나씩 나눕시다. 어떤 것을 가지시려우."

"돈궤를 가질란다."

"그럽시오. 또 무엇 생각 있소."

"다 주면 좋건마는, 내가 바빠 가겄기로, 그것만 가져가니, 다시 생각나는 대로, 계속 와서 가져가지. 내가 번번이 올수 없어, 기별을 하는 대로, 칭탁 말고 보내어라."

"그리 하오리다."


이상입니다. 질문, 문의 언제나 환영합니다.

개국628년 01월 21일
정석학당 훈장 박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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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지수
628('19)-01-21 18:34
잘 보고 갑니다.
박세당 감사합니다. 1/22 12:19
   
[2] 이명려
628('19)-01-21 18:56
잘 보고 갑니다.
박세당 감사합니다. 1/22 12:19
   
[3] 장지용
628('19)-01-21 19:54
온갖 재물을 다 가져서 '인생역전'에 성공한 흥부가 이제 놀부의 부러움을 받는 별난 상황이 되었네요. (이제 흥부전의 또 다른 엔딩인 놀부의 몰락 대목도 기대되네요.)
박세당 감사합니다. 곧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22 12:19
   
[4] 김일식
628('19)-01-21 21:55
"좋은 술을, 열 잔 먹어 놓으니, 취중에 미쳐서, 참다가 못 견디어, 양귀비의 고운 손목, 썩 들입다 쥐면서"
놀부가 여색도 있었내요? 능청스럽게 손목까지,,,
남자 다운건지, 아니면 여색을 탐하는 자인지 분간이 안 가내요.,
박세당 감사합니다. 1/2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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