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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한
[강의] 제582강 : 조선의 통제영 및 전통적 지방군의 폐지
"5도의 유수와 각도의 감사, 안무사, 병사, 수사, 방어사들이 차고 있는 밀부(密符), 병부(兵符) 및 각 읍진의 수령과 변방 장수들의 병부를 실지 맞추어 확인하는 일이 없어서 헛된 법조문과 같습니다. 이제부터 그것을 나누어 주는 규례를 폐지하고 각도에 현재 있는 밀부와 병부를 각 당해 감영(監營)에서 모두 모아 올려 보내게 하고, 감영과 유수영, 병영과 수영에 있는 마패(馬牌)도 똑같이 거두어 바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1895년(고종 32) 3월 1일 이는 우선 전통적으로 유지되어 온 조선 지방군의 명령체계를 중단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즉, 5도(개성, 강화, 광주, 수원, 춘천)과 각 도에서 군령권을 행사할 수 있는 병부와 마패를 일제히 반납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로써 유수, 감사, 병사, 수사 등 군사지휘관들이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을 받은 것이었고 이는 곧 지방군의 공백을 만들어냈습니다.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채 일단 중단시키고 본 것이었습니다. 3월 26일에는 중앙 행정부처가 개편됨에 따라 군무아문이 군부로 전환됩니다. 군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각 도의 수영과 임진왜란 때 설치되었던 전라, 경상, 충청 삼도 수군을 통제하는 통제영의 폐지, 지방군의 현황과 유지 비용 등을 조사하였습니다. 그런데 정치권의 권력 다툼 속에서 경무청이 강화됩니다. 당시는 총리대신 김홍집과 내부대신 박영효가 정국의 주도권을 두고 대립하는데, 김홍집이 사임하자 박영효는 지방군의 약함과 경무청의 강화를 설파하면서 국방력 및 치안력을 확보하여 자신들의 세를 우위에 놓고자 하였습니다. 내각 총리대신 서리인 내부대신 박영효가 현재 군사 방비가 미약한 것과 관련하여 경무청 순검에게 서양 총을 나누어 주어 사격 연습을 시키는 일을 아뢰니, 제칙(制勅) 하기를, "좋다." 하였다. - 1895(고종 32) 4월 27일 또한 동시에 <육군 장교 분한령>, <군인 현역 정한 연령조>, <경무청 관제> 등이 차례로 반포되면서 각종 군사제도와 관련된 규례가 정비되기도 합니다. 이 와중에 일본은 조선이 개혁 정책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 아니 정확히는 감시하고 있었는데, 지방관 중에 아직도 병부를 활용하여 의병을 모은다고 하는 등의 소문을 들었다며 진상 규명 및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칙령 제97호, 〈감영, 안무영과 유수 폐지에 관한 안건〉을 재가하여 반포하였다. -1895년(고종 32) 5월 26일 5월에 공식적인 칙령이 반포되면서 각도의 감영과 안무영, 유수부가 폐지되었습니다. 즉, 경기, 충청, 전라, 경상, 강원, 함경, 황해, 평안의 감영과 함경의 안무영, 개성, 강화, 광주, 수원, 춘천의 5도 유수는 물론이고 각지의 관찰사, 안무사, 유수 이하의 관직이 모두 폐지된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지방 군사제도가 일대 혁신이 생기면서 지방 행정제도 역시 바뀌지 않을 수는 없었습니다. 같은 날 지방제도에 대한 개정안이 반포되는데 전국을 23부의 행정구역으로 나눈 것입니다. 23부는 한성부, 인천부, 충주부, 홍주부, 공주부, 전주부, 남원부, 나주부, 제주부, 진주부, 동래부, 대구부, 안동부, 강릉부, 춘천부, 개성부, 해주부, 평양부, 의주부, 강계부, 함흥부, 갑산부, 경성부입니다. 이하 전통적인 부, 목, 군, 현의 명칭과 부윤, 목사, 부사, 군수, 서윤, 판관, 현령, 현감의 관명을 모두 삭제하고 읍을 군이라 칭하여 읍의 장관을 군수라고 하였습니다. 각 부의 수장은 관찰사로 하여 비록 그 명칭은 다시 살아났지만, 군사권은 없는 행정직의 성격으로 변모하였고, 한성부를 제외한 다른 부에는 경무관과 경무관보, 총순 등 치안 조직의 직원들을 두었으므로 치안권 역시 분리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지방군이 폐지됨에 따라 각 감영이나 군영에서 사용하던 군기(軍器)를 철저히 단속하라는 지시가 내려집니다. 이는 일본의 입장에서는 폭도, 우리의 입장에서는 의병들이 병장기를 탈취해 봉기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중앙정부에서 지방군을 해체한 마당에 지방 소요를 억제하기 위해 이 같은 명령이 하달된 것이기도 합니다. 각 처의 봉수대(烽燧臺)와 봉수군(烽燧軍)을 폐지하라고 명하였다. 군부(軍部)에서 주청(奏請) 하였기 때문이다. - 1895년(고종 32) 윤 5월 9일 오랫동안 효과적인 군사 신호체계로 자리 잡았던 봉수대 및 봉수군도 폐지됩니다. 이는 아무래도 전선이 가설되면서 전보국이 설치되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경복궁 전투에서도 보듯, 전보국이 점령당하면 그에 대체할 만한 수단이 있어야 할 텐데 그렇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사이 조선 정부는 다시 지각변동이 일어나는데 박영효가 실각하고 내각총리대신에 다시 김홍집이 임명된 것입니다. 김홍집과 내부대신 박정양은 계속해서 지방 군제의 혁파를 진행하였고 7월 15일에 삼도수군통제영에 대한 폐지령을 건의, 채택되어 1592년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을 시작으로 조선사에 등장했던 통제영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칙령 제139호, 〈삼도 통제영의 폐지에 관한 안건〉과 칙령 제140호, 〈각 도의 병영과 수영의 폐지에 관한 안건〉과 칙령 제141호, 〈각 진영의 폐지에 관한 안건〉과 칙령 제142호, 〈각 진보의 폐지에 관한 안건〉과 칙령 제143호, 〈감목관 폐지에 관한 안건〉을 모두 재가하여 반포하였다. - 1895년(고종 32) 6월 15일
통제영 폐지와 동시에 각도의 병영과 수영, 진영, 진보 등도 모두 폐지되었습니다. 이로써 조선의 지방을 지키던 육과 수군이 동시에 폐지되었고 그들이 소유했던 군수물자, 군사장비 등은 모두 중앙 정부로 반납되었습니다. 그러나 별다른 대안이 없이 우선 지방군을 해체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일본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일 수도 있는데 조선이 다시 지방군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군사적 지원을 받아야만 했음은 자명한 사실이고 그 역할을 바로 일본이 해서 궁극적으로는 조선 식민지 정책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였을 것입니다. 여하튼 이렇게 을미사변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지방의 수륙군 조직은 해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을미사변이 발발하고 조선은 친위대, 진위대, 지방대 등의 군제를 개편하기 시작합니다. 참고 자료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 사전 서인한(2000), 대한제국의 군사제도, 혜안. |
http://www.1392.org/bbs?laed11: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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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ta/board/member/img/1/a_citizen.gif "[1]")
이승민 634('25)-10-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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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감사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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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skin_board/a_standard/b_img/face/a10.gif "[2]")
김신 634('25)-10-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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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없는 폐지라, 통재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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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ata/board/member/img/1/a_teacher.gif "[3]")
장지용 634('25)-10-1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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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행정-치안-군사 분야가 현대식으로 독립 운영되는 것인가보네요! 다만 민국 시대에 경찰이 한때는 시도청의 일부였던 적도 있었지만요. 물론 지금 민국은 자치경찰법을 도입할 정도로 분리되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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