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서원(淸巖書院)

ㆍ작성자	홍봉한
ㆍ작성일	개국631(2022)년 11월 3일 (목) 23:40 [자시(子時):삼경(三更)]
ㆍ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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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549강 : 미국, 영국, 독일과 접촉하다.(수정)

통리기무아문5. 미국, 영국, 독일과 접촉하다.

통리기무아문의 주요 개화정책은 외교와 내정으로 나뉘게됩니다. 앞선 영선사(대청), 조사시찰단(대일)은 우리와 가장 이웃한 나라인 청과 일본에 파견되어 선진문물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겪고 체험하여 배우게 한 아문의 노력 결과물이었습니다. 청으로부터는 주로 무기제조술을, 일본으로부터는 근대식 정부기관과 학제, 언어교육 등의 제도를 배워온 조선은, 이제 서구 열강이라 부를 수 있는 미국, 영국 그리고 독일과의 통상수교도 추진하기에 이릅니다.

1. 조선과 미국의 통상수교, 조미조약 체결

일찍이 미국은 1844년 청나라와, 1854년에는 일본에게 무력시위를 통한 문호개방에 성공하면서 아시아에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선 또한 예외일 순 없었습니다. 1872년 미국이 강화도를 침범하면서 수교를 요구한 사건이 있었으니 신미양요가 그것이었습니다. 신미년에 양이 즉, 미국이 일으킨 난리라는 뜻의 이 사건은 미국 함대 5척이 강화도 초지진, 광성진 등을 공격하여 점령하였으나, 흥선대원군이 집권하여 통치하고 있던 조선정부는 끝내 통상수교를 거부하였고 미군은 애꿎은 백성과 군사들만 죽이고 돌아갔던 사건이었습니다. 전쟁까지 불사했던 조선과 미국은 그로부터 10년 뒤 통상조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조미조약의 체결은, 조선 당사자의 입장도 있었지만 <조선책략>의 입장 역시 반영되었습니다. 청나라는 일찍이 '연미론'을 주장하였는데 이는 조선과 청, 그리고 미국이 연대하여 위로는 러시아, 아래로는 일본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하였습니다. 미 군인 슈펠트(Robert W. Shufeldt)는 일찍이 조선의 개항을 주장해왔으며 조일간에 강화도 조약이 체결되자, 일본을 통한 중재를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조선측에서 미국과 관계도 그렇거니와, 일본의 중재라면 더욱이 수교를 할 수 없다며 거절당해 청나라로 하여금 중재의 물꼬를 틀게 됩니다. 청 정부의 실세 이홍장과 접촉한 그는 조선과의 중재를 시도했고 이홍장은 '조선의 청의 속국'임을 명시할 것을 주장하였으나, 슈펠트는 '조선은 독립국'이라며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마침 청에 영선사로 와있던 김윤식이 이를 인정하면서 이홍장의 입김이 거세졌고 본문은 아니지만 부록에 그와 같은 내용이 명문화 되었습니다.

1882년 조선 정부와 미국은 공식적으로 '조미조약(朝美條約)'을 체결하게 됩니다. 조선의 전권대신 신헌, 김홍집, 그리고 미 해군제독 슈펠트는 조약을 체결하였으며, 그 내용으로는 조선과 미국은 서로 어려울때 도와준다(거중조정), 최혜국 조항, 외교대표를 각국 수도에 주재 등이었습니다(고종19.4.6). 흔히 이 조약을 조미수호통상조약으로 알고 있지만, 실록의 기록에 따르면 <조미조약>으로 명시되어 있답니다. 조미조약의 체결은은 조선이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일본이나 청과 맺은 조약은 아닌 서구 열강과 최초로 맺은 조약이었으며 본격적으로 세계와 교류하게 되는 물꼬를 트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2. 조선과 영국이 통상수교 회담을 벌이다.

1882년 4월 12일 경기감사 김보현이 영국의 파견 관리가 청나라 총리 아문에서 보낸 편지를 들고 왔다고 보고를 올립니다. 이는 앞서 마찬가지로 강화도조약, 조미조약이 차례로 체결되면서 영국 역시 청나라의 중재를 통해 조선과의 수교를 하고자 함이었으며, 이들은 해군 제독 윌스( Wiilles, George)와 애스턴( Aston, Wiliam George)을 보내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에 통리기무아문에서 고종에게 아뢰었고, 곧 경리사 조영하를 전권대신으로 김홍집을 전권 부관으로 하여 인천에서 영국 사절단과 만나라고 지시합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22일 조영하 등은 영국과 회담을 맞쳤으며 이와 같은 내용을 청나라에 자문으로 보고하겠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조선과 청이 전통적인 사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모든 외교는 청나라를 통할 수 밖에 없었고, 이렇게 자문으로나마 후속보고를 취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후 시일이 지체되어 조영수호통상조약은 통리기무아문이 혁파되고 이를 전신으로 한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이 있던 1883년 11월 비준되었습니다.

조영수호통상조약은 조미조약을 모체로 하고 있으나, 영국은 동등한 외교관계에서 보내는 전권 공사가 아닌 조선에 총영사를 보내 국격의 지위를 떨어뜨리고 훼손시키는 선례를 만들어 이후 독일이나 러시아 등에서도 따라하게 되게 되었습니다.

3. 조선과 독일의 수교, 조독수호통상조약 체결

독일 역시 조선이 차례로 미국, 영국과 통상수교를 맺고 또 추진하자 조선과의 통상수교를 추진합니다. 역시 청을 주재로 하였으며, 1882년 5월 7일 청주재 독일 사신 프란트(Max von Brandt)가 조선에 입국하였고 아문에서는 역시 조영하와 김홍집을 전권대관으로 하여 회담을 진행하게 합니다. 회담은 끝났고 조독수호통상조약은 1883년 11월 비준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조미조약, 조영조약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조미조약에서 어떤 입장에서는 불평등이 없는 조약이다라는 평이 있지만, 최혜국 조항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혜국 조항이란 쉽게 말해 다른 국가보다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외교관계로 만일 일본에게 금광을 제공했으면 미국에도 제공해야하며, 철도부설관을 프랑스에게 주었다면 미국에세도 주어야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최혜국 조항은 조영조약, 조독조약 등 앞으로 있을 서구 열강의 관계에서 모두 거론되므로 서구 열강은 청나라와 같이 조선 역시 갈갈이 찢어 먹을 생각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수호통상조약은 조선이 서구 문물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세계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박시백(2012),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9, 휴머니스트.

조선왕조실록, http://sillok.history.go.kr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encykorea.aks.ac.kr/

김남신(1987), 한말개화추진기구의 설치와 변천: 통리기무아문을 중심으로, 조선대학교대학원 사학과 석사학위논문.

김봉주(2001), 개화기 서구 과학기술 도입정책의 전개와 특성, 고려대학교 대학원 과학학협동과정.

이광린(1987), 대한민국학술원논문집26권: 통리기무아문의 조직과 기능, 대한민국학술원.

한승연(2015), 한국정치학회보 49집 1호 「행정개혁기구의 성공 조건 : 통리기무아문과 그 후속기구의 인사행정을 중심으로」, 한국정치학회.

* 오기가 있어 수정합니다. 조미조약 체결 당시 전권대신 조영하가 아닌 전권대신 신헌입니다.

http://www.1392.org/bbs?laed11:1564

장지용 631('22)-11-04 23:49	특이하게 미국, 영국과 이때 조약을 맺은 시점은 현재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한미/한영 수교 시점으로 간주하는 규정이 있다더군요. (비슷하게 프랑스도 한프수교를 조선시대에 수교한 것을 시점으로 간주합니다. 대신 독일, 러시아, 덴마크 등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수교를 수교 시점으로 간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