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청나라에 뿐만 아니라 명치유신으로 근대화를 이룩한 일본에도 사절단을 파견합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이 일본에 보냈던 전통적 사절단의 이름은 '통신사', 강화도 조약을 통해 일본에 사절을 보낼 때는 '수신사'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1차 수신사에 김기수, 2차 수신사에 김홍집을 보내었고 특히 김홍집이 수신사로 일본에 방문하였다가 청나라 공사관 관리 황준헌에게 받은 조선책략이 들여와 조선이 통리기무아문을 설치 하는 등 개화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통리기무아문이 설치된 이후 일본에 다시 사절단을 보내는데 이때에 이르러 사절단의 이름은 '신사'로 변경됩니다.

고종과 조선 정부는 강화도조약 체결 이후 문호를 개방하고 신문물을 배워오기 위해 해외로 유학생과 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개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뜻과 달리 유림, 양반, 사대부, 백성 등 사회의 다양한 각계각층에서는 개화에 대한 불만과 반발이 심하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영남만인소', 풀어보자면 영남의 1만명이 올리는 상소라는 뜻입니다. 이만손을 필두로 한 유생은 '사의조선책략'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고종에게 상소(고종18.2.26)를 올렸습니다.

그들은 "일본으로 말하면 우리가 견제해야 할 나라"이며, "러시아로 말하면 우리와는 본래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하면서 논조를 펼치며 "러시아나 미국, 일본은 모두 같은 오랑캐이니 후하고 박한 차이를 두기가 어렵다"라며 중화주의, 사대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고종18.2.26) . 조선책략을 전면으로 비판하며 개화정책을 철회할 것을 주장하는 상소였습니다.

황재현은 "세상에 없던 일을 경영하여 통리기무아문(統理機務衙門)을 설치하고 사신을 자주 보내는데, 그 의도는 바로 이웃 나라와 연계를 맺어서 외적을 막고 통상으로 유무상통(有無相通)하여 서로 간에 적절하게 쓰는 데 불과할 뿐입니다. 그러니 잘하면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군사를 강하게 만들 수 있을 듯하지만 잘못하면 도리어 침략을 불러오고 화를 초래하기 쉽습니다"이라며 비판하면서 군정에 대한 일을 논하였으며, 홍시중은 "이제 불행히도 왜인과 화친하여 수로와 육로로 오고가는 사람들이 잇달아서 보고 들어 우리나라의 실정을 이미 알게 되었으니, 갑자기 왜인을 준엄하게 배척한다면 그것은 왜인에게 트집잡힐 구실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이른바 《중서문견(中西聞見)》, 《만국공법(萬國公法)》, 《공사지구(公史地球)》 등의 책과 황준헌의 《조선책략(朝鮮策略)》 등 허다한 책들을 불태우고 예수교를 배척하는 뜻"을 널리 알리라고 아뢰면서 일본과의 조약 자체, 그리고 세계 정세를 담고 있는 여러 서적을 모두 불태우라는 상소(고종18.3.23)를 올렸습니다. 황재현과 홍시중은 모두 처벌되어 유배를 떠났습니다.

강원도 유생 홍재학은 "오늘날 온 나라에서 입는 것은 서양 직물이고 서양 물감을 들인 옷이며 온 나라에서 쓰는 것은 서양 물건입니다. 접견하는 사람도 서양 사람이고, 탐내어 침 흘리는 것도 서양의 기이하고 교묘한 것들입니다. 사는 것과 가까이하는 것과 지키는 일이 다 서양의 것이니 형체와 기질과 마음이 어찌 다 서양 것으로 변화되지 않겠습니까?", "서양의 학문이 원래 천리(天理)를 문란하게 하고 인륜(人倫)을 멸하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심합니다. 서양의 문물은 태반이 음탕한 것을 조장하고 욕심을 이끌며 윤리를 망치고 사람의 정신이 천지와 통하는 것을 어지럽히니, 귀로 들으면 내장이 뒤틀리고 눈으로 보면 창자가 뒤집히며 코로 냄새 맡거나 입술에 대면 마음이 바뀌어 본성을 잃게 됩니다. 이것은 마치 그림자와 메아리가 서로 호응하고 전염병이 전염되는 것과도 같습니다.", "기무아문(機務衙門)을 혁파하고", "삼가 사도(四道) 유생들이 올린 상소에 대하여 내리신 전교를 보았는데, 신들은 채 다 읽기도 전에 가슴을 치고 통곡하고 싶은 마음을 더욱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전하는 무슨 까닭에 온 나라 사람들의 입으로 한결같이 말하는 공론(公論)을 이처럼 굳게 거절하는 것입니까?" 라며 상소를 올렸습니다. 그 언사가 매우 불손하다며 홍재학은 의금부에서 국문을 받고 사형에 처하여졌으며 가산은 적몰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유생들이 척사를 뜻하는, 개화를 반대하는 상소를 많이 올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척사 상소를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공개적으로 외국에 사절을 보낸다는 것은 고종과 조선 정부에게 압박감을 심어주기엔 충분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종은 정식적인 절차를 거쳐 일본에 사절단을 보낼 수 없었고 동래부 암행어사라는 직함으로 파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암행어사는 비밀리에 파견되는 직책으로 조사시찰단 일행을 위정척사파 등 반대 세력의 저항을 최소화하며 일본에 보내게 된 것이었습니다.

조사시찰단은 조준영, 박정양, 엄세영, 강문형, 조병직, 민종목, 이헌영, 심상학, 홍영식, 어윤중 등으로 구성되었고, 전체인원은 대략 60여 명 정도였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역할과 임무가 있었습니다. 박정양 - 내무성. 농상무성 / 민종묵 - 외무성 /어윤중 - 대장성(중앙행정기관) / 조준영 - 문부성(교육) / 엄세영 - 사법성 / 강문형 - 공무성 / 홍영식 - 육군 / 이헌영 - 세관 등 각자 전문 분야를 맡아 시찰하도록 하고 자세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였으니, 이들이 훗날 귀국하여 일본내무성시찰기, 일본농상무성시찰기 등 '~시찰기'라는 보고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이런 시찰기에는 해당 기구의 조직과 각종 규칙, 조례, 장정 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조사시찰단 일행은 일본의 근대화된 관제와 시설, 기술들을 보고듣고배운 분야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일본내무성시찰기, 일본농상무성시찰기, 일본대장성시찰기, 일본공무성시찰기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들 시찰기는 일종의 보고서였습니다. 각 관청의 관제, 규칙 등을 나열하였으며 여기에 개인 의견은 포함이 된 것도 있고 안되어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 근대화되고 선진화된 국가의 제도와 규약 등을 보고배운 것은 개화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크게 참고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거에는 이들을 신사유람단으로 명칭을 하였으나 한국사 용어 수정안에 따라 조사시찰단으로 변경되어 학습되고 있습니다.

* 이미 통기리무아문을 설치하기 전부터 일본에는 수신사라는 이름으로 사절단을 파견하여 정세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 1876년 1차 수신사(김기수)

- 1880년 2차 수신사(김홍집)

- 1881년 3차 수신사(조병호)

- 1881년 조사시찰단(홍영식)

- 1882년 4차 수신사(박영효)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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