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서원(淸巖書院)

ㆍ작성자	홍봉한
ㆍ작성일	개국631(2022)년 10월 9일 (일) 17:00 [유시(酉時)]
ㆍ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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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547강 : 영선사를 보내 무기제조법을 배워오라.

통리기무아문3. 영선사를 보내 무기제조법을 배워오라.

기술 유학생을 해외로 파견하겠다는 의지는 개항 전후로 하여금 또렷해집니다. 서양의 정예하고 우수한 무기에 관심을 보인 고종과 조선 정부는 이를 배우기 위하여 변원규를 통해 청나라에 요청합니다.

1. 무기 제조를 배우는 것이 오늘의 급선무입니다.

조선은 먼저 무기 제조와 관련하여 청나라에 자문(咨文, 조선과 청 사이에 오가던 외교문서)을, 통리기무아문이 설치되기 전인 1880년 7월에 보내게 됩니다(고종 17.7.9). 내용인즉 청나라에 사람을 보내어 무기 제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청나라는 조선에 앞서서 서양과의 접촉 특히, 아편전쟁 등으로 기존의 기술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이에 동도서기론에 입각하여 열강의 무기와 기술을 들여오기 시작한 '양무운동(1861~1894)'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물론 청의 기술력은 서양에 비해 뒤처지기는 했지만, 조선의 당시 정치적 입장과 세계관 등을 고려해 본다면 그들이 무기를 배워올 수 있는 루트는 오랫동안 우호 관계를 지속해왔으며 전통적인 사대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청나라가 정답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한때 청의 북양함대가 세계 해군력의 순위권 안에 들었다는 것을 보면 조선의 선택이 틀렸다고만 할 수 없었습니다.

조선은 변원규롤 통해 청나라에 보내는 자문에 "무기란 100년 동안 쓰지 않을 수는 있지만 하루라도 준비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무기 제조법을 배우기를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오늘의 급선무"라고 하면서 무기 제조에 대한 필요성을 말하면서 "융숭한 명령을 내려 작은 나라 장인과 공인들로 하여금 천진창에 가서 무기 제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소서."하였습니다(고종 17.7.9).

변원규는 9월 16일에 천진에 가서 기기국·제조국·군기소 및 서고의 화기와 화약을 쌓아둔 각 창고들을 보고, 이어 22일에 이홍장을 회견하여 천진에 가서 무기 제조와 군사 훈련을 배우는 문제와 관련된 여러 조목과 조선에서 와서 무기 제조술과 군사 훈련을 배우는 장정을 상의(고종 17.7.9) 하였습니다. 변원규는 청의 관계위원들과 학생 수는 38명으로 하고 이들을 기기국 두 곳에 나누어 유학할 것 등을 합의하였습니다.

그로부터 8개월 뒤, 통리기무아문이 설치된 후 중국 예부로부터 자문에 대해 허락한다는 회답 자문이 도착하였습니다. 허락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고종은 즉시 통리기무아문으로 하여금 사절단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마련하라는 어명을 내립니다(고종 18.2.4).

2. 사절단을 영선사라 칭하고 서둘러 신기술을 배워오라.

어명이 내려진지 20여 일 뒤인 2월 26일 통리기무아문에서는 청에 보낼 사절단 이름을 '영선사'라 칭하고 먼저 공도(工徒, 기술을 배우는 무리)를 파견할 것을 보고하였으며 고종은 이를 윤허하였습니다. 공도에는 훈련원정 백낙륜, 훈련원부정 서광태가 포함(고종 18.3.26) 되었고 김윤식을 영선사에 임명하였습니다(고종 18. 윤 7.15). 통리기무아문에서 사절단에 대해 보고를 올린 것은 2월인데 영선사 김윤식이 윤 7월에 임명된 것은 준비 부족으로 인하여 미뤄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변원규와 이홍장이 합의한 내용은 유학생 38명(중인 이상으로 구성된 20명은 학도, 천인으로 구성된 18명의 기술자는 공장이라 칭함)이었으나 조선 정부는 공도 38명과 함께 관원, 통사(通事)·수종 등 모두 69명이 정식 인원으로 편성하였습니다. 이윽고 영선사 김윤식은 임금에게 인사를 올리는 사폐(辭陛)를 행하고 후 청나라로 떠나게 됩니다. 이들은 청나라 천진에 도착하여 병장기를 만드는 두 개의 국(局)에 나누어 배속되었으며 기술을 익히기 시작합니다(고종 18.9.26).

11월 17일 북경을 거쳐 30일 천진 기기국에 영선사 일행이 도착하였으나. 기기국의 겨울 휴가 기간이었으므로 부득이 1월부터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1월에 기기국 남국과 동국에 각각 배치된 이들이 배우는 것은 단순히 화약이나 탄약의 만드는 법이 아닌 전기, 화학, 제도, 제련, 외국어까지 포함되어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유학 환경이 다소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습니다. 임오군란이 일어나기 전인 1882년 3월 남국총판 왕덕균은 유학생들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한 반면, 동국총판 박준덕은 유학생들이 모든 일에 빨리 효과를 얻고자 하여 인내심이 부족하고 문약하며, 불성실하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재정 면에서도 비상시에 대비한 은자 1,000냥을 구비(고종 18.3.27) 한 것이 기록의 전부이고, 청에서 일부 운영비를 빌려 사용하였으나 이마저도 1882년 1월 이후에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유학 중 오랜 타지 생활로 인해 38명 중 18명이 중도 귀환하였으며 남은 유학생들 마저도 임오군란이 터지자 귀국하게 됨으로써 큰 실효는 거두지 못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조선 최초의 근대무기제조공장인 기기창을 설치하는데 기초가 되는 등 그 의의가 작지 않다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자/료

박시백(2012),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9, 휴머니스트.

육군군사연구소(2014), 청일전쟁, 육군군사연구소.

최병옥(2000), 개화기의 군사정책연구, 경인문화사.

조선왕조실록, http://sillok.history.go.kr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encykorea.aks.ac.kr/

김남신(1987), 한말개화추진기구의 설치와 변천: 통리기무아문을 중심으로, 조선대학교대학원 사학과 석사학위논문.

김봉주(2001), 개화기 서구 과학기술 도입정책의 전개와 특성, 고려대학교 대학원 과학학협동과정.

이광린(1987), 대한민국학술원논문집26권: 통리기무아문의 조직과 기능, 대한민국학술원.

한승연(2015), 한국정치학회보 49집 1호 「행정개혁기구의 성공 조건 : 통리기무아문과 그 후속기구의 인사행정을 중심으로」, 한국정치학회.

http://www.1392.org/bbs?laed11:1562

정병욱 631('22)-10-10 15:10	고종이 행한 근대 정책이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할 수 없을 겁니다. 국제적인 정세에 따라 흐르는 새로운 움직임을 제때 파악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나마 당시 왕비였던 명성황후가 외교적 안목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