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541강 : 물상대위

민법에서 '물상'이라 함은 '담보물'관련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비슷한 예로 물상보증인이 있습니다. 보증을 물건에 한하여 내놓는 보증인을 물상보증인이라 합니다. 같은 의미에서 물상대위는 담보물 관련 대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 대위라는 것은 자기 권익보전을 위하여 타인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것을 의미하고, 채권자대위, 물상대위, 변제자대위 등 다양한 대위제도가 있습니다.

아무튼, 물상대위는 담보물권의 목적물이 멸실 훼손(없어지거나 부서진 경우), 공용징수(수용 등 공공목적으로 가져간 것)된 경우 그 가치변형물이 존재하는 때에는 담보물권이 그 대표물에 미치도록 하는 제도를 의미합니다(민법 제370조, 제342조). 목적물이 멸실, 훼손, 공용징수된 경우가 아닌 현존하는 상태에서의 매각에는 물상대위가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 저당권이 그대로 존속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담보물이 물리적으로 부서진 경우가 아니라도 다른 물건에 부합되는 등으로 법률상 멸실하여 보상금청구권으로 변한 경우에도 담보물에 저당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기 때문에 물상대위가 인정됩니다.

한편 물상대위권을 행사하는 방법은 다소 제한적입니다.

물상대위권 행사를 위해서는 담보설정자, 즉 채무자가 금전 기타의 물건(대체물)을 지급 또는 인도받기 전에 압류하여야 하고, <판례>는 압류는 그 물건으로 보상을 받기를 특정하는 것에 취지가 있는 것(특정성 보전)이 있다고 보아, 다른 사람이 압류한 경우에도 물상대위권행사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압류하기 전에 타인이 그 대체물을 수령해간 경우에 물상대위권 행사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 저당권자가 물상대위권 행사하기 전에 저당권설정자가 물상대위물을 수령한 경우에는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제3자가 물상대위권자가 있음을 알았더라도 그 변제는 유효한 것이 되고, 저당권자는 더 이상 물상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으나, 저당권설정자에 대하여는 부당이득반환청구로 그 대위물을 지급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채권자가 물상대위권 행사에 나아가지 아니하여 우선변제권을 상실하면, 다른 채권자가 그 보상금 또는 이에 관한 변제공탁금으로부터 이득을 얻었다 하더라도 저당궈자는 그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1)의 케이스는 저당권자가 '물상대위권'의 행사로 내 저당물 처분 가액을 나에게 지급하라는 말을 하기 전에 저당권설정자인 채무자가 그 물건을 수령해간 경우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2)의 케이스는 채무자 외의 채무자의 다른 일반채권자가 이를 가져간 경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결국 전세권저당권자인 병은 전세권 소멸에 따라 전세권저당권을 유효하게 행사하기 어렵게 되었으므로,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 그 전세금반환을 자기가 우선적으로 받는 방법으로 물상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겠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하셔도 좋습니다.

개국630년 12월 15일

청암서원 훈장 김신

장지용

630('21)-12-16 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