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서원(淸巖書院)

ㆍ작성자	홍봉한
ㆍ작성일	개국633(2024)년 6월 28일 (금) 22:46 [해시(亥時):이경(二更)]
ㆍ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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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563강 : 강화도 돈대 축조 배경

강화도는 조선의 보장처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데, 이미 전조인 고려왕조 때 대몽항쟁 40년의 중심지이기도 했거니와, 정묘호란 때에도 인조와 조정이 강화도로 피난하는 등 지역적, 군사적 중요도가 드러난 상황이었습니다. 조전 조정은 유사시 왕실과 조정을 강화도로 옮기는 방안을 마련하였으며 강화도 자체를 요새화하는 작업에 착수하여 대비하고자 하였습니다.

1661년(현종2) 청나라는 정성공 세력을 고립시키기 위해 해금정책을 강화하는 천계령을 내립니다. 정성공은 명말청초 시기 활약했던 인물로 청에 저항하여 명나라 부흥운동을 획책한 인물로 세력을 확대해 난징을 공격하고 대만을 획득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으나 1662년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정씨들의 통치는 계속되는 데 이 왕조를 동녕왕국이라 부르며, 1684년(숙종10)에 청나라 강희제가 대만 동녕왕국 정벌을 마무리함으로써 해금정책도 완화되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이 여파로 인해 조선 서해안 지역에는 황당선(荒唐船)이 출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황당선은 정체불명의 외국 선박을 이르는 말이었는데, 대부분 중국 선박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이런 황당선은 초기에는 어업을 목적으로 조선 영해를 침범하였으나 갈수록 밀무역과 해적질 등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조선의 안보를 위협했습니다.

'영고탑 회귀설'이란 주장도 존재하였습니다. 이는 당시 조선의 희망과 꿈이 반영된 것이었는데, 청나라에 '삼번의 난'이 일어나면서 혼란해지자 역사적으로 볼때 오랑캐가 세운 왕조는 100년을 가지 못했기 때문에 곧 멸망할 것이고 여진이 곧 그들의 본거지인 영고탑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다시 여진이 조선의 육진을 침노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었기에 설령 청이 무너진다고 해도 조선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조선은 청의 멸망을 원했지만, 멸망 이후의 대책을 고민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고민하게 된 것입니다.

한편, 몽골의 준가르가 러시아 세력과 협력해 청의 북쪽을 침략한다는 소문과 대만의 정씨 세력이 해적들과 연합해 바다를 건너 조선을 침략한다는 소문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청과 준가르는 적대적 관계였으며 끝내는 청에 의해 멸망하는 세력이므로 근거 없는 소문이기도 했거니와, 당시에는 다양한 경로로 들어오는 외국 정보를 정확하고도 실시간으로 전해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짜뉴스부터 시작해서 수 개월 전의 정보를 전달받는 등 당시 정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던 사정을 헤아려 본다면 조선의 입장에서는 소문 진위를 가려내는 것과 소문을 접하는 것 자체로도 큰 부담이자 위협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진실 여하를 떠나서 어지러운 해외 정세의 소문은 숙종과 조선 조정은 서해안의 방비, 특히 강화도의 방비를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조선 조정이 채택한 방안은 바로 강화도에 돈대(墩臺)를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돈대는 명나라의 돈후라는 시설에서 기원한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다. 척계광이 쓴 병서 기효신서에 '돈후제'가 거론되는데, 적의 침입을 감시하고 알리기 위해 해변 등에 10리 기준으로 설치한 척후시설이었습니다. 이러한 돈대는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예종 때에 처음 등장하나, 조선 조정과 국왕에 돈대 설치를 제안한 것은 인조 때 명나라 사신으로 입국했던 감군 황손무였습니다.

"(…)연도(沿途)의 비좁고 험악함은 복병을 매복하고 기계(奇計)를 베풀 만하며, 더구나 두어 갈래의 긴 강과 천연적인 요새지는 하늘이 현왕(賢王)에게 보장(保障)을 주신 것이오. 이런 시기를 틈타 장수를 선발하고 병졸을 훈련시켜 30리마다 정장(亭障)과 돈대(敦臺)를 하나씩 세우고 병사를 뽑아서 나누어 지키며 화약과 총포, 투구, 갑옷, 기계를 단단하고 날카롭게 제조하면 노적(奴賊)이 감히 동쪽을 향하여 동정을 엿보지 못할 것이오. (…)"
- 인조실록 33권, 인조 14년(1636년) 10월 24일

그로부터 13년 뒤 1679년 숙종 때에 이르러 병조판서 김석주를 총책으로, 강화유수 윤이제가 실무책임자로 어영청과 승군 수 천 명을 동원하여 강화도에 48개의 돈대를 쌓아 올린다.

참고문헌
김우진(2019). 숙종대의 수도권 방어정책과 국왕의 대응. 단국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배성수(2002). 조선 숙종초 강화도 돈대 축조에 관한 연구. 인하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지균만(2004). 17세기 강화 돈대 축조에 관한 건축사적 연구. 경기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홍민유(2022). 18세기 경기 해방체제의 재편과 강화 -강화도와 수군진을 중심으로-. 경기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이광식(2022). 강화돈대순례. 경기 파주: 들메나무.
이상엽(2022). 강화돈대 : 돌에 새긴 변경의 역사. 경기 파주: 교유서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http://www.1392.org/bbs?laed11:1583

장지용 633('24)-06-29 12:25	영고탑 회귀설은 수백년 뒤에 결국 중화민국 성립 이후에야 그것이 이뤄지고 말았죠. 지금 만주족은 중화인민공화국 정권 하에서 소수민족으로 민족의 존망이 문제가 되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