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서원(淸巖書院)

ㆍ작성자	김신
ㆍ작성일	개국628(2019)년 8월 20일 (화) 16:34 [신시(申時)]
ㆍ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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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497강 : 변호사와 의뢰인의 관계

오늘은 특별히 녹판에 강의를 써보려고 합니다. 시인성이 어떨지 궁금한데, 이 부분에 대한 평가도 댓글로 해주시면 차회 강의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변호사와 의뢰인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흔히들 말하기를 '변호사를 산다' 거나 '고용하여' 라고들 말을 많이 하는데요. 이는 몰지각한 표현으로 상대방에(즉 변호사에)대하여 실례입니다. 돈을 주고 변호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매하는 형태의 계약임은 맞지만, 그 변호사라는 사람 자체를 산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논리에서 과외 선생님과 과외수업계약을 체결했다고 했을 때, 과외선생을 샀다고 표현하지는 않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고용'이라는 말은 민법에서 별도의 계약형태로 구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혼용될 수 있는 개념으로 '도급', '고용', '위임'이 있는데, 이는 민법을 공부하게 되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겠으나 간단히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1)도급(민법 664조)
도급인(일을 주는 사람)과 수급인(일을 받는 사람)의 계약관계로, 일의 완성이 목적인 계약입니다.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채무를 결과채무라고 합니다. 원하는 결과와 현저히 동떨어진 결과가 나오면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 것 역시 이러한 개념에 근거합니다.

2)고용(민법 655조)
사람이 사람을, 또는 법인이 사람을, 기타 여러 고용관계가 있는데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노무를 제공하는 노동자와 그 임금을 지불하는 사용자가 체결하는 형태의 계약입니다. 여기에는 명령-감독관계가 있기 때문에 피용자(노동자)는 사용자에게 일반적으로 복종해야 할 의무가 있지요.

3)위임(민법 680조)
일의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위임인과 수임인의 계약입니다. 민법상 위임계약은 무상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일의 완성이 아닌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인만큼 일의 완전한 성부에 대해서는 채무가 없습니다. 그러나 목적하는 결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들일 것이 요구되지요. 이를 수단채무라 합니다.

이 중에 변호사와 의뢰인의 관계는 3의 위임계약관계입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청구취지 전부를 인용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수임료를 청구할 정당한 사유가 생기는 것이지요. (틈새 : 의사의 진료비채권 역시 수단채무로, 치료가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채권이 발생합니다.) 이 강의를 보신 분들만큼은 밖에서 변호사를 산다는 말을 하지 않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1. 수임의 효과

의뢰인과 변호사는 수임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위임인과 수임인의 관계를 형성합니다. 민법 687조의 조항에 따라 비용선급청구권(사건처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사건 시작 전에 청구할 권리, 주로 착수금의 근거조항이 됩니다.)이 발생하고, 위임계약에서 보수는 계약의 성립조건이 아니므로 무보수로 진행할 수도 있지만 무보수로 한다는 약정이 없는 이상 응분의 보수를 받을 수 있다고 판례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변호사의 보수에 관해서는 나중에 또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변호사는 위임계약 체결과 동시에 선관주의(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 위임사무를 처리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선관주의란 자기 재산에 대한 주의보다 더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를 이르는 말입니다. 변호사는 법률전문가로서 의뢰인과의 신뢰관계를 깨뜨리지 않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성실하게 의뢰인의 권익을 옹호해야 합니다. 또한 의뢰인은 어떠한 사유라도 상관없이 위임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변호사는 위임계약 해제할 때에 의뢰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시기에는 해제하는 대신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합니다.

변호사는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건에 대하여는 수임을 거절할 수 있고, 직무수행 중에 위법한 사무처리임을 알게 되면 협조를 중단해야 합니다. 변호사가 의뢰인을 적절히 대리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는 그 사실을 의뢰인에게 알리고 사임하거나 당초부터 수임하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의뢰인이 1심의 판결문을 받고 뜻밖에 패소하자 변호사에게 달려와 폭행하고 욕설한 경우,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및 폭행죄의 고소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의뢰인과 변호사의 신뢰관계는 파국에 이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변호사는 의뢰인을 적절히 대리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수임계약의 해지를 할 수 있습니다.

2. 수임의 절차

수임은 수임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구두계약에 의한 수임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구두계약(의사의 합치)만 있더라도 변호사가 의뢰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각종의 의무가 발생하고, 의뢰인에 대하여 비용지급청구권, 수임료청구권 등이 발생합니다. 상담만 하고 수임계약은 체결하지 않은 경우에도 변호사는 상담자에 대하여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여, 법에서 규정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이를 함부로 공개하거나 부당히 이용하여서는 안됩니다.

수임계약서는 의무는 아니나 일반적 권장사항이며, 대체적으로 수임의 절차는 방문상담 내지 전화상담 - 내방하여 계약서 작성 - 변호인선임신고서의 제출(법원 또는 수사기관 등 변호사 조력이 필요한 공공기관에 대하여) - 변론활동 - 결과(판결문 등) 가 되겠습니다.

오늘 생각해 볼 문제는 이것입니다.

수원지방검찰청에서 17년간 검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변호사 A는, 서울동부지검 앞에 사무소를 열고 변호사로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23시에, 친구의 아들이 폭행시비에 휘말려 경찰서에 있다는 소식을 친구로부터 전해 듣고, 경찰서에 뛰어가 친구의 아들을 위한 변론활동을 개시하였습니다. 변호인선임신고서는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이 절차적 하자를 치유하기 위해서 변호사 A는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할까요?

ex)내가 임마! 느그 서장이랑! Eh? 밥도 묵고! 사우나도 가고! 마 다 했어!
ex2) (돈 봉투를 내밀며) 적당히 처리해 주시지요.

정답을 맞추시는 분은 장학사정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예시 중에 고르시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생각을 논술하시면 됩니다.

개국 628년 8월 20일
청암서원 훈장 김신

http://www.1392.org/bbs?laed11:1470

장지용

628('19)-08-20 21:38

공식적으로 구두계약이라도 맺은 다음, 변론을 진행 한 뒤 나중에 선임에 따른 비용 정산을 하면 될 듯 하면 됩니다. 아니면 즉석에서 계약서를 만들던가요.


김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친구의 도움 요청(전화) - 경찰서로 간 행위에서 이미 묵시적인 계약수립은 있었다고 보는 편이 옳습니다. 다른 절차적 하자를 한번 찾아보심이 어떨지.	08/21 18:20

김신 628('19)-08-27 13:37	정답은 변호인선임신고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여야 하는데, 야간에 긴급한 사정으로 변호인선임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했으므로 가능한 빨리 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한 선임신고서를 제출하거나, 일단은 선임신고서를 내고 추후에 지방변호사회의 경유확인서를 제출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