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즉위 조서
무릇 한 나라를 이끄는 지존은 그 누구보다도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덕(德)을 길러야 한다. 허나 폐주는 만 백성을 속이고 부당히 황위를 물려주려 하였으며, 관민을 버리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 하였으니 어찌 마땅히 하늘로 뫼실 수 있겠는가. 짐은 고조숙황제의 차자(次子)로 지존으로써 갖추어야 할 인덕(仁德)과 왕기(王器)가 크게 부족하여, 국정에 관여치 않고 황족으로써의 도리만을 다하려 하였다. 헌데 폐주가 부황의 칙지를 받들어 황위에 오른지 얼마되지 않아 이러한 변란이 생기니 짐은 종사의 안위를 위하여 존위(尊位)를 거절치 못하였다. 태조선황제께서 큰 뜻을 품으시고 건국(建國)하신 후로 이와 같은 참담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라의 실정이 이러하고 백성들이 갈 곳을 잃었건데, 어찌 짐이 잠저(潛邸)에 편히 거할 수 있었겠는가. 금일 과인이 새로운 하늘을 열고자 제14대 황제로 즉위하매, 만조백관들과 백성들은 마땅히 새 하늘을 섬기고 따를 지어다.
또한 폐주가 새로이 세운 국가인 역조(逆朝)에 대하여 윤음을 내린다. 짐이 잠저(潛邸)에 거할 때 듣기로 많은 관민이 폐주를 따라 역조로 건너갔다 들었다. 비록 저들이 본국(本國)을 반하는 길을 갔다 하나 저들 또한 나의 신하이고 백성이 아닌가. 그들 또한 유사(有司)의 공문을 통하여 금번 일의 진상을 알았을 즉 느끼고 깨닫는 바가 많을 것이다. 하여 짐은 그들의 그 곳에서의 활동은 제지 하지 않되 대한제국의 존립을 부정하고 짐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언행을 취하거나, 그러한 언사에 동조하는 자가 있다면 엄히 처벌하여 그 죄를 물을 것이다. 또한 명하노니 백성들은 역조에 관하여는 따로 명이 있기 전까지 일체 언급치 말라.
짐이 이제 대한의 황제가 되어 위로는 종묘와 사직을 받들고 아래로는 백성을 섬김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허니 그대들도 짐이 예성문무(叡聖文武)를 갖추어 명황(明皇)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마땅히 짐을 보필할 지어다. 짐에게 직언하기를 두려워 하지 말며, 올바른 황정(皇政)을 펼칠 수 있도록 곁에서 준필(俊弼)하여야 할 것이다.
건원2년 8월 27일
대한제국 황제 (大韓帝國 皇帝)
|
황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