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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당
[朝休] 여느 날의 승정원일기 02화
○상(上)이 경복궁에 계시다. ○수완군(守完君) 이초(李初)가 상(上)을 음해하는 공작을 하여, 대신(大臣)들이 금부(禁府)를 열기를 청하였으나, 상(上)은 위인이 모자라 그럴뿐 나쁜 이도 아니요 과인이 부덕할 뿐이라며 윤허를 거부하셨다. ===== "정말로 좌승지의 행적이 초(初)의 그것으로 이어진단 말인가." 임금이 믿기 어렵다는 말을 하였다. 좌참찬 김정필(金正弼)이 말했다. "초(初)의 말하기도 역겨운 짓거리는 이제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나이다. 좌승지가 적법히 알아보려는 절차를 밟았으나 자신의 흉심을 가리려 해꼬지하였으니 이 얼마나 극악무도 하나이까. 부디 금부를 하루 빨리 여시어 후환을 제거하심이 마땅한 줄 아뢰옵니다." 우찬성 이덕승(李德丞)이 말했다. "상감의 어진 마음만 믿고 방자하기가 이를 데가 없으니 이는 사실 일찍부터 예견된 일이라 하겠나이다. 이미 거세된 자라 하겠으나 상감의 심기를 어지럽히고 심력을 소모하게 만들고만 있으니 이 어찌 살려둘 까닭이 있겠나이까. 하루 빨리 엄벌에 처하시어 종사(宗社)를 안정시킴이 바를 줄 아뢰옵니다." 임금이 말했다. "경들의 말이 틀렸다고는 볼 수 없겠으나, 초(初)가 그리 된데에는 과인이 촉발한 바가 크다. 좌승지가 그로 인해 중태에 빠진 것은 절대 용납할 수는 없지만, 사안의 경중이 경중인만큼 보다 신중해야겠다. 이판(吏判: 이조판서)에게 명하여 좌승지를 삼망토록 하고, 초(初)에게는 검상(檢詳: 의정부의 실무책임자 급 관직)이 사람을 붙여두도록 하라. 혹여라도 이 일이 허투로 새어나가서는 안 될 것이다. 경들은 과인의 뜻을 헤아려 보라." 대신들은 머리를 조아려 종종걸음으로 편전을 나왔다. 임금이 중얼거렸다. "이 친구는 뭘 하는 겐가... 어리석은 친구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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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