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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봉당] 반정(反正) 제09화
6월에 민조순을 상서원장에 명했다. 왕명을 받들어 공사문서에 직인을 찍는 업무만을 담당하는 관청이다. 뒤이어 상서원의 인사를 명하니, 판관에 사공승, 직장에 홍기, 부직장에 석공우를 맡겼다. 7월에 조부령을 혁파하고, 조부의 관청과 관제들을 모두 폐지하니 전조의 폐습을 없애기 위한 조치다. 8월에 열산화를 내금위장에, 연하수아를 겸사복장에 명했다. 9월에 조선왕이 주왕과 화의하여 소전국을 멸망시켰다. 소전국은 조선왕의 제후국으로 있었으면서도 주나라 변경을 침략하기를 일삼았다. 이에 주나라 조정에서 발끈하여 오십만 대군을 거느린 채 소전국을 공격했는데 소전국의 군사가 워낙 막강한지라 패배하였다. 뒤에 주나라에게 조선국이 화친을 청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화친을 맺고 두 나라가 연합하여 소전국을 공격했다. 소전국의 국왕이 주나라의 속방이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처지인지라 소전국을 멸할 수밖에 없었다. 10월에 왕비가 공주를 낳았다. 이름을 선산(仙山)이라고 지었다. 11월에 왕실의 박해를 피한 채 은둔하던 구성을 불러들여 영경연사로 삼았다. 구성은 왕에게 <함유일덕>과 <명기>를 강독하였는데, 모두 요순(堯舜) 이후 은 왕실에서 즐겨 부르던 노랫가락을 글로 표현한 것이다. 12월에 인화황태후가 세상을 떠났다. 왕이 정무를 보름 동안 열지 않게 했으며, 장지를 천화릉 부근에 마련하여 안장했다. 한율단군 26년 양의 7년 정월, 촉산득이 세상을 뜨자 왕명에 따라 장사를 후히 치르게 하였다. 촉산득의 아들 촉산영지(蜀山英祉)가 과거에 급제하여 상촉으로 임명받았다. 2월, 왕비가 후궁을 들이도록 명했으나 왕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왕이 다른 열성조들과 다르게 여색을 가까이하거나 즐기지 않았기 때문인데 내외간의 금슬이 매우 좋았다고 한다. 주나라 공화왕이 세상을 떠났다. 왕이 추서문을 사신으로 보내어 명복을 빌어주었다. 공화의 뒤를 이어 선왕(宣王)이 즉위하니 공화에게는 먼 친척 조카가 되는 셈이다. 그 동생이 정국(鄭國)의 왕이 되어 환공(桓公)에 봉해졌다. 이후 왕이 주나라보다는 정국과의 교역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 3월, 개성 땅 위의 하늘을 보니 혜성(彗星)이 떨어졌다. 4월, 경기도 고양 땅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고양 백성들이 지진을 피하고자 멀리 황해도 땅으로 달아났는데 인산인해를 이루고도 남았다. 5월, 정나라 임금이 사신을 보내어 국교를 단단히 약속하였다. 6월, 영의정 설승필이 지난날 고양 땅에 일어난 지진에 대한 책임을 면하지 않음을 들어 사임을 청하였는데 왕이 이를 받아들였다. 하여 영의정을 공석으로 두고 설승필을 영돈령부사에 명했다. 7월, 공석으로 둔 영의정에 주영덕을 영의정으로 삼았다. 주영덕이 자신의 피붙이였던 주용덕과 주신중 형제의 신원을 풀어줄 것을 청하였다. 의정부 대신들이 반대하고 나섰지만, 마땅히 반대할 사유를 찾지 못했다. 왕이 이를 받아들여 신원을 풀어주고 태정대신으로 추증했다. 8월, 청해궁주 민씨가 세상을 떠났다. 왕이 장사를 후히 치르도록 했다. 9월, 왕이 인재가 없음을 매우 한탄했다. 이때 영의정 주영덕이 왕에 대한 보은에 보답하듯 새로이 인재를 쓸 것을 청하니 왕이 이를 받아들였다. 우선 전함사의 인사를 명하니 도제조의 자리는 그대로 두고 김소의 아들 김부동(金富童)을 전함사제조(典艦司提調)에, 권일의 아들 권정(權汀)을 전함사제검(典艦司提檢)에, 도정하의 아들 도주(陶宙)를 전함사별좌(典艦司別坐)에, 송성덕의 아들 송흔덕(宋欣德)을 전함사별제(典艦司別提)에 명하고 공강의 아들 공용(孔鏞)을 선무랑에, 동방석을 개성부유수에, 변욱을 판의금부사(判義禁府事)에 명했다. 10월, 선순왕비에게서 공주를 보았는데 이름을 인영(仁英)이라고 했다. 11월, 정화부인이 세상을 떠났다. 왕이 명부의 예로써 장례를 치르게 했다. 12월, 홍기를 예조판서에 명했다. 한율단군 27년 양의 8년 정월, 천화부인이 세상을 떠나니 천화부인은 명부의 수장이었다. 왕이 명부의 예로써 장례를 후히 치르게 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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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