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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역사소설
작성자 정병욱
작성일 2019/07/20 (토) 19:57  [술시(戌時):초경(初更)]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qpddnr901230
ㆍ추천: 0  ㆍ열람: 10      
[보덕] 시대_01 (제40화)​
다만 대왕대비에게는 유일한 희망의 빛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모를 따름이었다. 하여 대왕대비는 외척인 조씨네의 젊은 인재를 수시로 불러들이고는 새로운 일을 도모했다. 자신들이 비록 김씨네에게 수모를 당한다지만 저들은 저들대로 약점을 지니고 있음을 알았다. 더구나 몇 해 전에 원자가 태어났으나 일 년을 간신히 채우고 세상을 떠났다. 아무리 날고 기는 김씨네라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이 왕가의 큰 어른으로 군림하는 이상 자연히 왕통을 지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거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대비는 그날 밤. 성하와 영하 두 조카에게 기별을 넣어 자신의 처소로 불러들였다. 불러다 모아 놓고는
“상감이 오래 살 것 같지 않다. 그러니 너희가 수고해주어야겠다.”
하며 속내를 밝히려 하자,
“네, 마마.”
일제히 조카가 대답하고 대비는 한숨 가벼이 쉬고 명령을 내린다.
“너희들은 가서 흥선군네 집에 다녀오너라. 가서 흥선군이 있거든 거두절미하고 대왕대비전에서 대감이 오시기를 빗발같이 독촉한다고 전하여라. 연유를 묻거든 지금 상감의 병세가 위중하여 그러니 차후(此後)의 일을 의논코자 한다고 여쭈어라.”
대왕대비의 분부대로 조카들은 이하응이에게 가고 있었다.
때마침 하응이 문을 열며 인기척을 느꼈다. 두 사람이 보이자 하응이 버선발로 맞이한 뒤 그들의 의견을 들었다. 그들의 얘기를 듣고 나서 대궐로 들 차비를 하였다. 궁궐로 향하는 세 사람의 발길은 조급하면서도 빨랐다.
김좌근이네 집은 고요하기만 했다. 다만 좌근의 사랑에는 좌근과 그의 후처 양월선이가 있었다.
“나리. 오늘따라 너무 기괴하외다.”
“그게 무슨 소리냐?”
간간이 졸린 것을 참던 좌근이 묻는다.
“소식이 근래에 없으니 그럴 밖에요.”
그때였다.
“나리.”
청지기가 부르는 소리에,
“무슨 일이냐?”
늙고 쇳소리 나는 목청으로 좌근이 묻는다.
“대궐서 기별이 왔습니다.”
“대궐에서?”
“네.”
“어인 일로 그러더냐?”
“…….”
이때 김병기가,
“어서 고하지 못할까?”
밖에서 재촉했다.
“상감께서 위중하시니 서둘러 대궐로 오시라는 대왕대비의 전갈이랍니다.”
그러자
“뭐라고?”
“서둘러 대궐로 듭시라는 대왕대비의 전갈이옵니다.”
이에 좌근의 표정이 낭패에 다다른 얼굴이었다. 병기가 안으로 들어가며,
“우선 대궐에 들어가시어 사태를 관망하심이 어떠할지요.”
양아들의 의견대로 관복을 갖추어 대궐로 향했다. 좌근의 뒤를 부축하며 병기는 대궐로 떠날 채비를 차렸다. 60년 동안 권세를 누리던 김씨의 세상이 종말을 고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두 사람은 각자의 가마에 몸을 싣고서 서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웬일로 대왕대비가 우리를 찾으신 걸까요?”
“어디 우리뿐이겠느냐. 대신들도 오라고 한 게지.”
“상감이 위중한 건 또 무엇이며.”
“상감이 어디 하루 이틀 아팠겠느냐?”
“하긴.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끝끝내 말이 없다.
대왕대비전의 분부를 받은 흥선군의 모습은 누더기 옷이 먼저였으나 이제는 예전의 비굴한 모습이 아니었다. 세상에 향하며 던진 원망과 분노와 불신이 오히려 자신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제 내일 모레면 대왕대비의 손에서 김씨네 권세는 박살날 것이다. 그걸 생각하노라니 그동안에 받았던 설움이 자신에게 짐이 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서 대궐에 들어선 하응은 내관의 안내를 받아 조씨의 처소에 당도한다.
“마마, 흥선군 대감 듭십니다.”
“오, 뫼시어라.”
안에서는 대비의 반가워하는 기척이 들린다. 어인 영문인지 모르던 하응이 대비전을 바라보자,
“앉으세요, 흥선군 대감.”
정든 님 만나 반가운 듯 조대비가 자리에 앉기를 권한다. 그러더니,
“대감, 지금 상감의 병세가 많이 위중하답니다. 그래서 내 친히 후사를 정해야겠는데.”
대비가 하응의 시선을 응시한다.
“하문하시옵소서.”
하응의 대답에 대비가 신이 났던지 친근한 눈길로 바라보며 결정적인 말을 꺼내는 게 아닌가.
“대감의 아들들 중에 명복이라는 아이가 있다지요?”
순간 하응이 떨떠름해하며,
“네, 그렇습니다만.”
대답한다. 그러자 대비는 웃으며,
“그 아이를 내게 주세요.”
부탁했다.
“네?”
“대감의 차남 명복이를 제게 주시라는 겁니다.”
어인 영문인지 몰라 하응은 한동안 말을 못했다. 갑작스런 대비의 행보에 당황스러웠던 그는
“어인 연유로 그리 말씀하시나이까?”
하며 대비의 의중을 묻는 것이다.
“방금 말했다시피 상감은 지금 병세가 위중하여 사경을 헤매는 형국입니다. 그뿐입니까. 그에게 세자가 나왔으나 단명(短命)하여 보위를 이을 수 없는 지경이니 차제(此際)에 대통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근엄하게 답하는 대비의 모습을 본 하응의 느낌은 숙연해져 있었다.
“명복이가 금년에 몇이던가요?”
“열둘이올시다.”
“열둘이라.”
엷은 미소 뒤에는 무언가 확신이 차보였다.
“대감도 알다시피 나는 일찍이 청상이 되었으나 헌종대왕이 하세하면서 참척을 겪은 사람입니다. 나는 내 아들이 보위에 오르기 전에, 무한한 사랑을 줘보기도 전에 시부모님의 엄한 분부가 있고 하여 따로 떨어져 살았습니다. 시아버님의 뒤를 이어 하나뿐인 아들이 보위에 올랐을 때는 매우 기뻤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님의 간섭이 심한지라 나는 상감의 사랑을 느끼지 못한 채 바라봐야 했습니다. 게다가 젊은 나이에 하세하고 나니 그때의 아픔을 말로 어이 형언합니까. 슬프고 원통하다 못해 생떼 같은 자식이 죽은 것을 모른 척 하다시피 한 김씨네에 대한 원한이 가슴 깊이 사무치고는 합니다. 그래서 이때까지 견디다보니 생각 드는 것이 미처 채워주지 못한 모정을 대감의 자제 하나만이라도 주고 싶은 맘이 있었습니다. 이내 맘 한편이 아려오기도 하니 견딜 수가 있어야죠. 대감, 나는 대궐의 한 귀퉁이에서 살아오다시피 했습니다. 시어머님과 그 곁에서 아부하던 김가네가 한참 권세를 누리고 용상을 농락하는 모양을 보며 나는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치욕을 견디며 살아왔습니다. 하나인 자식을 잡아 죽인 이 원수를, 내 집안을 박살낸 이 원수를 어이 갚을까. 나는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김씨네를 박살낼까. 어떻게 하면 김씨네한테 빼앗긴 왕실의 명예를 되찾을까. 별 궁리가 다 들더이다. 그런데 인생사가 새옹지마라고 하던가요? 이렇듯 대감께서 내게 다시 오심을 알았을 때 그 기쁨이 말로 어이 형언하기가 어렵던지.”
대비의 말에 하응의 눈시울에는 뜨거운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하하하하……. 이 사람 주책없이 넋두리만 늘어납니다그려. 대감.”
간신히 소회를 마친 대왕대비는 하응에게 약속한다.
“네, 마마.”
하응의 대답에 대비는
“대감의 둘째아들 명복이를 내게 주시면 금상의 후사로 왕통을 이을 것입니다.”
하응의 눈에선 광채가 피어났다.
“마마, 그게 참이십니까?”
하응의 격세지감에 찬 물음에 웃으며
“하하하하……. 거짓말이겠습니까? 그렇다니까요. 내 부군이신 익종대왕의 적통을 이을 겁니다. 염려마세요.”
대답하며 대비는 진실한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순간 하응의 눈에선 기쁨의 눈물로 흐르고 연신 그는 큰절을 해대었다. 깔깔거리며 대비는 즐거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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