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안] 세계사 강의 16

미국의 독립혁명

혁명의 배경

17세기 이후 북아메리카에 대한 영국인의 식민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종교적 탄압을 피해 청교도들이 이주하였고, 경제적 이익을 노리는 특히 상인들이 진출하면서 18세기 초에는 대서양 연안 일대에 13개의 식민지가 건설되었다.

영국 정부는 식민지에 총독을 파견하였으나, 실제로 간섭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고, 각 식민지는 저마다 의회를 구성하여 자치적으로 운영하였습니다.

한편, 유럽 대륙의 진보적 정치사상은 보수적인 영국에서보다 자유로운 북아메리카의 식민지에서 더 환영을 받았습니다. 특히 자연권 및 사회계약에 관한 로크의 정치 철학은 식민지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영국은 북아메리카에서 벌어진 프랑스와의 7년 전쟁에서 승리하였습니다. 이에 영국은 광대한 식민지 영토를 지키는데 필요한 대규모 군대의 봉급을 지불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영국은 이와 같이 어려운 재정 문제를 보충하기 위해 식민지에 대한 중상주의 정책을 강화합니다. 그리하여 식민지의 무역 활동을 통제하고, 식민지에 인지세를 비롯한 여러 가지 세금을 부과하였습니다.

이에 분노한 주민들은 ‘대표 없는 곳에 과세할 수 없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맹렬한 반대운동을 전개하여 인지세법을 폐기하였습니다. 영국은 다시 각종 수입품에 세금을 부과하였다가, 역시 반대에 부딪쳐 차에 대한 세금만 남기고 철회하였습니다.

독립혁명

차를 싣고 보스턴 항에 정박 중이던 동인도 회사의 선박에 식민지 주민들이 올라가 차 상자를 바다에 던져버린 보스턴 차 사건이 발생합니다. 영국정부는 이에 맞서 보스턴 항을 폐쇄하는 등 강경조치를 취하였습니다.

식민지의 대표들은 필라델피아에서 대륙회의를 열어 본국에 항의하면서, 식민지인의 권리와 자유의 회복을 주장하였습니다. 이어 보스턴 근교에서 영국군과 식민지 민병대가 충돌하면서 마침내 독립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식민지 대표들은 다시 대륙 회의를 열어 워싱턴을 연합 식민지군 총사령관으로 임명하고 미국독립선언을 공포합니다.

이 선언은 인간의 천부적 권리와 주권재민, 혁명권을 분명히 밝혀 근대 민주주의의 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전쟁 초기에 식민지군은 수세에 몰렸으나 화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완강히 맞서 사라토가 전투에서 첫 승리를 거둡니다.

국제 정세도 식민지군에게 매우 유리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영국 세력이 약해지기를 원하는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식민지에 대해 호의를 보였습니다. 7년 전쟁에서 영국과 싸웠던 프랑스가 영국에 선전포고를 하고 지원병을 보냈으며, 에스파냐와 네덜란드도 독립전쟁에 가담하였습니다. 러시아를 비롯한 그 밖의 나라들도 영국에게 적대 행위를 하거나 최소한 충립적인 자세를 취하였습니다. 결국, 전쟁은 식민지군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영국은 파리에서 체결된 파리 조약에서 13개 식민지의 독립을 승인합니다.

프랑스 혁명

구제도의 모순

혁명이 일어나기 전 프랑스는 16세기 이래 달성한 사회와 경제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절대주의 체제에서 구제도(앙시앵 레짐)가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유물인 신분제도 아래에서 성직자와 귀족은 광대한 토지를 소유하면서도 면세와 각종 특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3신분은 봉건적 의무와 무거운 세금에 시달리면서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이에 상공업자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계급은 계몽사상을 받아들여 낡은 제도를 타파하고, 시민으로서의 자유와 권리를 추구하고자 하였습니다. 미국 혁명의 소식은 이들의 사회변혁의지를 더욱 고양시켰습니다.

바스티유 감옥의 습격

프랑스는 왕실의 사치와 계속된 전쟁으로 루이 16세가 즉위할 무렵 재정이 매우 궁핍하였는데, 미국 독립 전쟁의 참전은 재정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킵니다. 이에 루이 16세는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성직자와 귀족에게 과세하는 재정 개혁을 시도하였으나 귀족들의 반대로 실패합니다.

국왕은 귀족의 요구에 따라 1614년 이래 한 번도 모인 적이 없는 신분제의회인 삼부회를 소집합니다. 프랑스의 각 도시와 촌락들은 제3신분 대표를 선출하면서 그동안 쌓인 불만 사항들에 대해 토론하였으며, 삼부회에 제출한 진정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삼부회에서 귀족과 성직자들은 신분별 투표로 표결하려 하였으나, 제3신분 대표들은 공동 논의와 머릿수에 따른 표결을 요구하며 대립하였습니다. 결국 제3신분 대표들이 별도로 국민의회를 결성하자, 국왕이 이를 무력으로 탄압하려 하였습니다.

당시 도시 빈민들은 흉작으로 인한 밀 가격 앙등으로 거의 빵을 살 수가 없었습니다. 파리에서는 실업과 물가 앙등, 식량 부족과 기근 등에 의해 촉발된 폭력시위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국왕과 귀족들은 변화의 의지를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국왕의 탄압을 우려한 시위 군중은 전제정치의 상징이었던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합니다. 이로써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었고 혁명의 열기가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됩니다.

인권 선언의 발표

국민 의회는 모든 봉건적 특권을 폐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후 인권선언을 채택하여 혁명의 기본 정신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왕이 이를 인정하지 않자, 부녀자를 중심으로 한 파리 민중들이 베르사유에 있는 왕을 파리로 데리고 왔습니다. 이제 왕은 시민의 감시 아래 놓이게 됩니다.

국민의회는 교회 재산을 몰수하고 길드를 폐지하는 등의 개혁을 단행합니다. 이때 국왕이 프랑스를 몰래 빠져 나가려다 체포되어 파리로 되돌아오자, 이를 계기로 혁명은 점차 과격해져 갔습니다.

※ 인권선언의 전문입니다.

제1조 인간은 자유롭게, 그리고 평등한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

제2조 모든 정치적 결사의 목적은 그 무엇도 침해할 수 없는 인간의 자연권을 보전하는 데 있다. 그 권리는 자유, 재산, 안전, 그리고 압제에 대한 저항이다.

제3조 모든 주권의 원천은 국민에게 있다. 어떤 단체나 개인도 국민으로부터 유래하지 않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제4조 자유는 남을 해치치 않는 한 그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제6조 법은 일반 의지의 표현이다. 모든 시민은 직접 또는 대표를 통하여 임명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제11조 사상 및 언론의 자유로운 교환은 가장 소중한 인권 중 하나이다. 따라서 모든 시민은 자유롭게 말하고, 쓰고, 출판할 수 있다. 다만, 법률이 정해져 있는 이 자유의 남용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제17조 소유권은 그 무엇도 침해할 수 없는 신성한 것이므로, 공적인 필요성이 명백히 존재하여 그것이 합법적으로 인정되고, 또 미리 정당한 보상 조건이 제시된 경우가 아니고는 어느 누구도 그것을 빼앗을 수 없다.

혁명의 과격화

입헌군주제를 규정한 새로운 헌법이 제정되고 입법의회가 구성됩니다. 이듬해 혁명의 파급을 두려워한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등의 간섭으로 혁명전쟁이 시작됩니다. 프랑스군이 패전을 거듭하자, 입법 의회의 호소에 따라 위협에 처한 국가를 구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의용군으로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며 파리로 모여듭니다. 입법의회는 왕의 퇴위를 공표하고 새로운 헌법 제정을 위한 국민공회를 소집합니다.

새로 구성된 국민공회는 공화정을 선포하고 루이16세를 처형하였습니다. 국왕의 처형은 국내외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에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프로이센, 영국 등 유럽 각국이 제1차 대프랑스 동맹을 결성하여 프랑스로 쳐들어 왔습니다. 국내에서는 물가가 급등하고 생필품이 부족하여 경제 위기가 극심해졌으며, 혁명에 반대하는 세력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공포정치

로베스피에르가 이끄는 공안위원회는 대외전쟁의 수행과 국내의 난관들을 헤쳐 나가기 위해 혁명정부를 수립합니다. 혁명정부는 혁명재판소를 통해 공화국에 대한 반대세력들을 가차 없이 처형하는 공포정치를 실시합니다.

한편, 혁명정부는 과감한 개혁을 통해 민중의 지지를 얻으려 하였습니다. 곡물 및 일용품의 가격 통제, 봉건적 공납의 무상 폐지, 귀족의 토지와 국유지의 몰수 및 분배, 보통 선거 등을 실시합니다. 또, 징병제를 도입하고 교회를 폐쇄하였으며 의무교육제도를 시행합니다.

그러나 공포정치에 대한 시민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온건 공화파는 쿠데타를 통해 로베스피에르를 처형합니다. 이후 5명의 총재가 행정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총재정부가 경제난과 재정난, 그리고 정치적 불안정에 시달리면서 동요하는 가운데 제2차 대프랑스 동맹이 결성됩니다. 이때 나폴레옹이 쿠데타를 일으켜 총재정부를 무너뜨리고 통령 정부가 수립하면서 프랑스 혁명은 끝이 납니다.

시민사회의 발전과 19세기의 문화

나폴레옹의 집권

통령정부를 세운 나폴레옹은 국민투표에 의한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헌법을 개정하고, 강력한 권한을 지닌 임기 10년의 제1통령이 되어 독재정치를 실시합니다.

나폴레옹은 알프스를 넘어 북이탈리아를 포위한 오스트리아를 격파하고, 영국과는 아미앵조약을 체결하여 제2차 대프랑스동맹을 붕괴시킵니다.

모처럼 평화를 회복한 나폴레옹은 내정개혁에 힘씁니다. 그는 혁명 중에 사이가 벌어진 교황과 화해하였으며, 국가재정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프랑스은행을 설립하였습니다.

또, 국민교육제도를 도입하여 능력에 따른 출세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에서 국가에 공을 세운 사람을 표창하는 명예훈장제도를 실시하였습니다. 그의 업적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민법의 완성이었습니다. 새로운 시민사회의 규범을 담은 <나폴레옹 법전>은 취업과 신앙의 자유, 사유재산의 존중, 법 앞에서 모든 국민의 평등을 보장하는 등 프랑스 혁명의 성과를 반영하였습니다.

나폴레옹의 유럽 제패

개혁과 대외 전쟁의 승리를 배경으로 국민의 확고한 지지를 얻은 나폴레옹은 다시 헌법을 고쳐 후계자의 임명권을 가진 종신통령이 되었고, 1804년에는 국민투표에 의해 압도적 지지로 황제가 되어 ‘나폴레옹 1세’로 즉위합니다.

영국을 중심으로 제3 대프랑스동맹이 결성되자, 나폴레옹은 영국을 정복하려 하였으나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패배하였습니다. 그러나 육지에서는 오스트리아를 격파하고 신성로마제국을 해체시켰으며, 프로이센과 러시아를 굴복시켜 유럽대륙을 제패했습니다.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용병에 의지하던 다른 나라의 군대에 비해 징병으로 조직된 프랑스의 국민군이 훨씬 우수하였고, 포병의 위력과 기동력을 최대한 발휘한 근대적 전술을 사용하였다는 점이 있었습니다. 또, 나폴레옹은 그가 정복한 지역에서 민주적인 제도를 수립함으로써 정복지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는 점도 들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의 몰락

나폴레옹의 군대에 대항할 수 있었던 유일한 세력은 영국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은 유럽대륙과 영국의 통상을 금지시킴으로써 영국에게 경제적 타격을 가하는 한편, 프랑스의 상품판매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 대륙봉쇄령을 내립니다.

그러나 대륙봉쇄령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영국 상품이 대륙으로 밀수입되었고, 나폴레옹은 유럽대륙의 해안선을 완전히 봉쇄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영국보다 대륙의 여러 나라들이 더 큰 고통을 받아 나폴레옹에 대한 불만이 점차 쌓여갔습니다.

러시아가 대륙봉쇄령을 어기고 영국과 통상을 계속하자,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응징하기 위하여 모스크바 원정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으로 후퇴해야만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유럽 각국은 제4차 대프랑스동맹을 결성하여 프랑스를 공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