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上) 17년, 개국630(2021)년 신축(辛丑)
○ 좌목(座目)
* 공조참판 겸비변사제조 한명회 (유사당상) ~ 03.02
┖ 03.02 ~ 04.16 이조참판 겸비변사제조
┖ 04.16 ~ 12.27 예조참판 겸비변사제조
┖ 12.27 ~ 한성부좌윤 겸비변사제조
* 군자감정 겸비변사낭청 이성필 01.14 ~ 05.01
┖ 05.01 ~ 훈련원정 겸비변사낭청
* 행사옹원첨정 겸비변사낭청 박세당 01.14 ~ 03.04
┖ 03.04 ~ 03.29 승문원참교 겸비변사낭청
┖ 07.19 ~ 10.23 제용감부정 겸비변사낭청
┖ 10.23 ~ 12.27 수사옹원정 겸비변사낭청
교육 부문 훈장을 분리하다.
○ 훈장에는 백성을 대상으로 하는 명예 훈장과 관리를 대상으로 하는 근정 훈장이 있다. 본래 명예 훈장은 명예일급 태극장(太極章), 명예이급 근화장(槿花章), 명예삼급 팔괘장(八卦章)의 세 등급으로 지역과 교육 활성화 분야의 공로자를 함께 포상하였다. 개국624년 하반기 정기 포상에서 교육 부문 팔괘장 수훈자가 지역 포상 대상으로 추천되니, 8월 18일 상께서 처음으로 훈장 분리를 거론하였다. 제177차 윤대에서 이를 논의하였는데, 각 관원의 의견과 명칭에 대한 안을 두루 듣고 9월 11일 전교하기를,
“훈장의 종류를 명예훈장, 교육훈장으로 완전히 분리하지 않고, 명예훈장 아래에 지역 부문, 교육 부문의 훈장을 두어 훈장의 명칭과 형태만 구분하는 형태로 하고 동급의 훈장이면 먼저 수훈한 것을 기재케 하면 훈장 칭호가 길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겠다. 지역 부문은 명예일급 태극장, 교육 부문은 명예일급 태학장(太學章)과 같은 식이다. 지금 일례로 훈장의 명칭을 태학장이라 하였는데, 뜻이나 유래가 좋다고 해서 아무 단어나 취하여 훈장의 이름으로 삼을 수 없고 이처럼 교육 분야의 훈장이라는 것을 강하게 내포해야 한다. 교육 분야 훈장의 필요성에 대해 대부분 찬성하는 입장이므로, 예조에서는 이러한 형태로 명예포상절목 개정 시안을 마련해 보도록 하라. 교육 부문 훈장의 명칭도 예조에서 조정 관원과 백성의 의견을 두루 수렴하여 후보군을 계하면 되겠다. 이미 수여된 훈장의 교체나 추서는 훈기번호 관례상의 문제가 있으므로 추후 고찰하는 것으로 한다. 이것으로 윤대를 마친다.”
하였다. 이에 10월 6일 예조에서 명예훈장절목 개정안을 마련해 올렸는데, 명칭을 각각 율곡장, 퇴계장, 남명장으로 하였고, 조문에도 부실한 점이 있었다. 상께서 이를 보고 조정 여력이 감당하기 어려운 논의라 여겨 보류를 명하였다.
○ 경자년 하반기 정기포상에 이르러 비슷한 추천이 있어 비변사에서 훈장 분리 논의 재개를 청하니, 재가하였다. 이에 9월 열린 제35차 주좌에서 논의하였는데, 예조에서는 명칭만 정하면 조문 등은 마련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었다. 훈장 분리의 실효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명칭에 대한 여러 안이 제기되었으나, 마땅한 안이 없어 공모를 진행해보기로 하였다. 【경자년 9월 謄錄. 행훈련원주부 김신의 여러 안 중 제호장 · 선도장 · 명륜장이 있었다.】
○ 제189차 윤대에서 이와 같이 아뢰고, 황해도 만민토론장에서 9월 23일부터 10월 7일까지 명칭을 공모하였다. 백성 2인이 참여하였으나 여전히 마땅하지 않아, 예조에서 다음 포상 이전인 신축년 2분기를 기한으로 안을 마련하겠다고 계하였다.
○ 1월 31일에 경자년 교육 포상 추천 대상이었던 대동학당 훈장 장지용이 상소를 올려 논의를 촉구하였는데, 상께서 일단은 정해진 시일까지 기다리도록 하교하였다.
○ 6월 4일 예조에서 명예포상절목 개정안을 올렸는데, 상께서 예로 든 태학장(太學章)의 명칭이 성균관의 이명인 점, 명륜(明倫:윤리를 밝힘)이 의미도 적합하고 성균관의 전각 이름인 점에 착안하여 명칭을 태학장(太學章), 성균장(成均章), 명륜장(明倫章)이라 하였다. 성균(成均)은 이루고 또 고르게 한다는 뜻이다. 19일 비답하기를,
“계한 바를 잘 알았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태학, 성균, 명륜이 모두 성균관 하나를 지칭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균관이 곧 태학이고, 명륜당은 비록 지방 향교에도 있다고 하지만 성균관을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된다. 이에 대해 시일을 두고 다시 검토하여 보도록 하라. 절목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는 훈장부 개정으로 충분할 것이다.”
하였다. 이에 8월 24일 예조에서 재차 계하기를,
“명륜(明倫)은 실제로 향교에서도 쓰이는 명칭이고, 성균관을 지칭한다고는 하나 그 중 한 건물의 이름이니 그 상징성과 상하관계가 모두 뚜렷하다 할 것입니다. 이에 이급장의 명칭만 바꾸어 개정하는 것이 어떠한가 아룁니다.
성균관과 향교의 사이에는 사설 교육 기관인 서원(書院)이 있습니다. 서원의 법도는 본래 휘국공(徽國公)이 세운 백록동서원(白鹿洞書院)에서 유래하였는데, 선인이 독서하며 백록을 길렀던 곳이라는 뜻에서 나온 말로 그 의미가 아릅답습니다. 이를 본받아 문민공(文敏公)이 백운동(白雲洞)서원을 세우매 명종대왕께서 '소수(紹修)'라 적은 편액을 내리셨으니, 이는 학통을 이어서 닦는다는 의미로 또한 교육 부문 훈장의 취지와 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하여 백록장(白鹿章)과 소수장(紹修章) 중 하나를 택하여 명예훈장 교육 부문 이급장의 명칭으로 확정하심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상께서 소수장으로 재가하고 절목 개정을 명하였다. 9월 4일을 기해 명예포상절목을 개정하였다. 상훈록(賞勳錄)도 개정하였는데, 박연(朴堧) 1인을 태극장에서 태학장으로, 박범(朴範), 김민승(金民勝), 정예림(鄭藝林) 3인을 근화장에서 소수장으로 【박범은 박연의 초명이다. 하곡기술 제25권】, 서민교(徐民敎) 등 10인을 팔괘장에서 명륜장으로 옮겼다.
○ 17일 비변사에서 사직제례 및 석전대제 종료에 대하여 아뢰니, 상께서 훈장 분리 이전에 충분히 포상하지 못한 백성이 있는지 살펴 계하도록 하교하였다. 이에 12월 9일 예조에서 수훈자들의 포상 내역과 전례를 살피고, 호조의 의견을 조회하여 백성 정예림, 김시습, 홍봉한 3인에게 명예삼급 팔괘장 수여를 청하니, 그대로 재가하며 동지(冬至)에 시상하도록 하였다.
규장각 관원이 지제교를 겸하게 하다.
○ 2월 9일 병조에서 무관 인사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가선대부 이운을 전라도관찰사 겸병마수군절도사로 의망하니, 전교하기를,
“교서(敎書)를 찬할 관원이 있을지 모르겠다. 비변사에서 이조와 협의하여 문관 가운데 지제교(知製敎)와 같은 소임을 잠시나마 맡길 만한 관원이 있는지 살펴 추천토록 하라. 적임이 있기를 기대한다. 설 연휴 3일간 철조(輟朝) 역시 전례대로 시행한다.”
하였다. 관찰사는 종2품직으로, 교서를 내려 파견하게 되어있다. 【敎諭書錄】
○ 22일 유사당상이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비변사에서 이조와 협의하여 문관 중 교서(敎書)를 찬할 관원이 있는지 조회하였습니다. 비변사와 이조의 일치된 의견으로, 동지중추부사 서민교가 학식으로 보나 문장으로 보나 적임이라고 판단하였고, 의사를 타진한 결과 수행이 가능하다고 회신하여왔습니다.
이전(吏典)에 따르면 외지제교는 정3품 이하 문관이 겸임하도록 규정하였지만, 동지사가 회방을 맞아 규장각(奎章閣)의 직제학(直提學)을 겸한 적이 있고, 규장각직제학이 지제교를 겸임케 한 것이 조종조의 전례이니, 동지사를 겸규장각직제학지제교에 명하시어 교서를 찬하도록 하심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정조대왕 치세 5년인 신축년 5월에 규장각 직제학 이하는 시임(時任), 원임(原任)을 막론하고 모두 지제교(知製敎)를 겸하도록 하교하신 것이 있으니, 이 법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겠다. 동지사가 이미 원임직제학이므로 교서 말미의 직함에 지제교 석 자를 부기하는 것으로 하라. 또 이조에서는 앞으로 규장각의 각신(閣臣)을 사령할 때에는 지제교 직명을 붙이도록 하라. 병조는 교서 찬술 이후에 관련 인사를 시행한다.”
하였다.
○ 23일 지제교 서민교가 교서를 지어 올리니, 25일 그대로 내리며 부임하도록 하였다.
왕은 이같이 말한다. 일찍이 선제(宣帝)가 말하기를, '서민들이 전리(田里)에서 편히 살고, 근심과 한탄이 없는 것은 오직 어진 이천석(二千石) 때문이다'라고 하였고, 한장(漢章) 또한 말하기를, '저속한 관리들이 외모를 가장하여 옳은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을 짐(朕)은 몹시 싫어하노라'라고 하였으니, 분우지직(分憂之職)이 백성을 돌보고 나랏일을 도움이 어떻게 중하지 않겠는가. 호강(湖江) 이남 57개 주현(州縣)은 마한(馬韓)의 옛 터전으로, 단군(檀君), 기자(箕子) 이래 그 교화(敎化)의 역사가 오래되었다. 곡식과 어염(魚鹽)이 풍부하고 학문과 기예 또한 번성한 지방이다. 또한 전주(全州)는 왕실의 본향(本鄕)이니, 그 중요함이 경기(京畿)만 못 하겠는가. 실로 전라도는 남로의 번병(藩屛)이므로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다. 그대는 벼슬이 가선계(嘉善階)에 이르렀고, 경외(京外) 각사에서 아경(亞卿)과 좌이(佐貳), 수령(首令)과 영관(營官)을 두루 거쳤다. 비국(備局) 당상(堂上) 또한 오래 지냈으므로, 경의 충성스러움과 유능함을 족히 알 수 있다. 오직 공(公) 한 글자를 마음 깊이 새겨서 도신(道臣)으로서의 소임에 부디 힘쓰라. 팔역(八域)의 한 지방을 위임받았으니,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사민(四民)을 안정시켜 각기 그 생업에 힘쓰며 복을 누리게 하라. 학교를 부흥 시켜 예교(禮敎)를 수명(修明)토록 하라. 좋은 정치를 펼쳐 간세(奸細)한 무리를 물리치고 송사(訟事)를 줄이도록 하라. 병비(兵備)를 갈고 닦아 백성을 편안케 하고 적을 제압하는 것은 응당 시기를 가리지 않아야 할 것이다. 뜻밖의 간사한 모반을 방지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그때에는 밀부(密符)를 합쳐 의심이 없게 한 후에야 명을 받들어야 한다. 이 모두 우리 열성(列聖)의 훈시이며 법제이다. 이제 경을 본도(本道) 관찰사 겸병마수군절도사로 삼으니, 사형 및 통정대부(通政大夫) 이상에 관한 일은 관례에 따라 계품(啓稟)할 것이며, 그 나머지는 일체 전단(專斷)하라. 아, 안민(安民)과 보민(保民)은 과인의 뜻이요, 한 도의 민생은 지방관에게 맡겨진 책임이다. 삼가 태만하지 않음으로써 나의 지극한 바람에 부응토록 하라. [가정대부 동지중추부사 원임규장각직제학지제교 신 서민교 봉교제진(嘉靖大夫同知中樞府事原任 奎章閣直提學知製 敎臣徐民敎奉 敎製進)]
문묘 동삼문 보수 공역(工役)
○ 4월 열린 제42차 주좌에서 낭청 이성필이 3월 7일 민국에서 일어난 성균관 문묘 동삼문 지붕 파손으로 인하여, 보수공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었다. 이에 유사당상이 비변사 대행 공조에서 중추부 보수의 전례를 따라 안을 마련해보겠다고 답하였다. 동삼문(東三門)은 석전대제 등 제례시 상께서 출입하는 문이다.
○ 29일 예조에서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지난 3월 8일 민국 종로구청에서 성균관 문묘 내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중, 이동 중이던 사다리차가 동삼문(東三門) 지붕 위에 떨어져 크게 파손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에 호조에서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제42차 주좌에 보수 공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하였고, 공사를 진행하자는 방향으로 논의가 되었습니다.
하여 중추부 보수 공사의 전례에 따라, 비변사 대행 공조에서 주관하여 문묘 동삼문 보수 공역을 진행하도록 하심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비답하기를,
“성균관은 국가의 주요한 건물이다. 전례에 따라 공조 주관으로 관련 공역을 추진토록 하라.”
하였다. 비변사 대행 공조에서 5월 10일부터 18일까지 9일간 공역을 진행하니, 백성 18인이 참여하였다.
대과를 시행하다.
○ 제189차 윤대 결정에 따라 매년 2, 5, 11월에는 소과 생진시, 3, 6, 12월에는 소과 훈련원시, 8월에는 대과 문과, 9월에는 대과 무과를 시행하게 되었다. 【節要 제5권】 이에 예조에서 주관하여 제57차 대과 문과를 8월 25일 31일까지 7일간 시행하니, 제56차 대과로부터 5년 7개월만이다. 9월에는 병조에서 주관하여 제57차 대과 무과를 10일부터 17일까지 7일간 시행하였다. 문과에는 선무랑 여다준이 병과 제1인으로 급제하였고, 무과에는 유효한 응시자가 없었다.
○ 과거 정기 시행 이후 경자년 11월과 12월 각각 진행된 제106차 소과 생진시와 훈련원시에는 각 1인의 입격자가 있었으며, 이 중 생원 여다준이 천거 출사하였다. 신축년에는 진사시 2명, 훈련원시 1명의 입격자가 배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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